"테슬라처럼 소프트웨어로 돈 번다"…대동, '구독형 AI농업' 승부수

"테슬라처럼 소프트웨어로 돈 번다"…대동, '구독형 AI농업' 승부수

이병권 기자
2026.05.31 07:00
대동의 농업 AI 선순환 구조/그래픽=윤선정
대동의 농업 AI 선순환 구조/그래픽=윤선정

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8,520원 ▼90 -1.05%)이 인공지능(AI) 기반의 농업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 테슬라가 차량 판매 이후 AI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수익을 창출하듯 농업 분야에서도 '구독경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동은 AI 정밀농업과 스마트파밍·RaaS(서비스형 로봇) 등을 통해 2030년 1032억원 규모의 ARR(연간 반복 매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RR이란 1년 동안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반복 매출의 총합으로 '구독 비즈니스'에서 쓰이는 매출 지표다.

과거에는 트랙터나 농기계를 한 번 판매하고 끝났다면 이제는 장비의 기능을 올려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매년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매출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이를 포함한 신규 사업 매출 비중은 2030년 전체 매출 목표의 25.9%(약 93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동이 구독경제에 주목한 까닭은 농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농기계가 있더라도 절대적인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적은 인력으로 작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동은 막대한 농업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정밀농업이 한계를 극복할 미래 먹거리라고 보고 있다.

이미 대동은 지난해 2월부터 정밀농업 솔루션을 구독형 서비스로 상용화해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오퍼레이션 센터를 만들고 토양·생육·작업·수확 데이터와 기상 정보 등 외부 데이터를 수집한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AI트랙터와 농업로봇까지 연결해 AI 기반 농업 서비스로 구독 모델과 솔루션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대동의 AI트랙터 'HX SERIES AI' 1/그래픽=이지혜
대동의 AI트랙터 'HX SERIES AI' 1/그래픽=이지혜

예컨대 AI트랙터가 수집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축적돼 AI 농업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된다. 개선된 기능은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농기계에 반영된다. 논둑을 인식하는 정확도가 개선되고 다양한 장애물을 회피하는 성능도 높아진다. 필지 특성마다 비료·농약의 최적 사용량 추천 같은 기능도 업데이트된다.

대동이 구독형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충분한 이용자 수와 AI트랙터·스마트팜·농업로봇 등의 데이터 인프라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동은 기존 농기계 판매망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올해 AI트랙터를 최대 300대 판매하고 2030년까지 약 14만7000헥타르(ha) 규모의 사업 면적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대동은 국내에서 검증한 운영 모델로 북미 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농기계업체들이 구독경제 모델 구축에 뛰어들었다. 네덜란드 CNH인더스트리얼과 미국의 아그코는 각각 '필드옵스', '팜엔게이지'라는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구독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일본 구보다 또한 AI 자율주행 서비스를 트랙터에 탑재하는 구독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글로벌 1위 농기계업체 미국 존디어가 지난 21일 발표한 실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2~4월 존디어의 대형 트랙터·콤바인 관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소한 반면 데이터 송수신장비 'JDLink 부스트 키트' 판매는 직전 분기 대비 25% 성장했다. 농기계 판매는 줄었으나 데이터 기반 사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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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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