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사업 확장 국면에 스타벅스 사태로 '복합 위기' 직면
13년 만에 이마트 등기이사 맡아 정면 돌파 선택
올해 초 14년 여만에 정유경 회장의 (주)신세계에 시총 역전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취임 2년 차에 전례 없는 '복합 위기' 상황을 맞이하면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유통 사업을 이어갈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 분야를 낙점하고 속도를 내던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스타벅스코리아(SCK)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경영 리스크로 번지면서다. 정 회장은 위기 타개책으로 '정면 돌파' 방식을 선택했다. 직접 그룹 전략을 총괄하면서 사태 수습의 전면에 나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이달 초 계열사 이마트(82,500원 ▼3,900 -4.51%)와 신세계프라퍼티의 각자 대표로 내정된 이후 "회사 경영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지라는 시장의 요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회장의 이마트 등기이사 복귀는 2013년 이후 13년 만이다. 그가 다시 이마트 대표를 맡은 건 이 회사가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이자 SCK 지분 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란 상징성 때문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명확한 진상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단 의지라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동시에 스타필드 청라, 스타베이 시티 등 초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와 AI 데이터센터 조성 부지 확보 등을 추진하는 부동산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도 이름을 올렸다. 미래 먹거리인 초대형 랜드마크 사업과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직접 챙겨 속도를 내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기업 리틀렉션 AI와 손잡은 250MW(메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신세계그룹이 유통에서 AI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10조원 이상 투자할 핵심 사업이다.
정 회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도 대수술에 나섰다. 그동안 총수 일가 보좌를 비롯해 계열사 경영과 재무, 인사, 홍보 등을 총괄하는 전략실 기능을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혁신 실행 조직'으로 개편하는 게 골자다. 전략실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때까지 정 회장 직속 체제로 운영한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본업인 유통과 AI 첨단 기술을 결합한 신사업 전환에 주력해 그룹의 10년 뒤 먹거리를 직접 챙기겠다는 구상을 일련의 인사 조치로 표출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지난해 말 정 회장이 이마트 계열을, 동생 정유경 회장이 (주)신세계를 맡는 '남매 계열분리'가 사실상 완성된 이후 두 회사의 성적표는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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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와 (주)신세계(720,000원 ▲9,000 +1.27%)의 시가총액은 올해 1월 2일 종가 기준으로 첫 역전(신세계 2조2280억원, 이마트 2조2132억원)됐다. 2011년 두 회사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분할된 이후 14년 7개월 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었다. 이후에도 두 회사 시총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지난 22일 기준 이마트 시총은 2조2877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인 반면, (주)신세계의 시총은 6조6400억원으로 5개월 만에 약 3배 늘어났다. 연간 매출은 여전히 이마트가 (주)신세계의 4배 이상으로 높지만, 시장은 백화점 사업 호황과 반포 고속버스터미널 등 핵심지 대형 개발사업에 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마트는 2017년 시총 9조원을 넘어 당시 1조9000억원대였던 (주)신세계보다 5배 이상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신사업 확장 전략을 성공시켜 회사 가치를 한층 끌어올려야 하는 추격자 입장이 됐다. 업계에선 이마트 계열이 추진하는 AI와 초대형 복합개발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근본적인 시장 가치가 바뀔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편 SCK는 이날 오후 3시 전국 매장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인식 교육을 실시했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이 동시에 조기 영업 종료하는 건 1999년 국내 진출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스타벅스의 하루 평균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약 16억~21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단기 매출 감소를 감내하고 리스크 관리와 조직문화 개선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