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대용량상품 함께 구매… 고물가 속 청년층에 인기
1인당 비용 줄고 재고 부담도 덜어, 新소비트렌드 진화

# 직장인 A씨(34)는 올해 초 중고거래 커뮤니티 당근에서 '트레이더스에서 같이 장 보실 분 구합니다'라는 글을 본 뒤 '소분모임'에 가입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5~6명이 모여 육류와 냉동식품, 빵 등 대용량 상품을 구매한 뒤 필요한 만큼 나눠 갖는 모임이다. 혼자서는 한 번에 구매하기 어려운 대용량 상품을 필요한 만큼만 가져갈 수 있어 한 달에 한 번 모임에 참여한다.
고물가와 1인가구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창고형 할인마트에서 대용량 상품을 함께 구매해 나누는 소분모임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잡았다. 대용량일수록 가격경쟁력이 높은 창고형 할인마트의 장점을 활용,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페, 당근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대용량 마트 식자재 소분모임' '트레이더스·코스트코 소분해요'라는 제목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1~2인가구를 중심으로 소분모임이 활발하다. 창고형 할인마트는 대용량을 판매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혼자 쓰기에는 양이 많아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소분모임을 통해 1인당 구매비용을 줄이고 음식물 폐기와 재고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격경쟁력은 소분 소비를 확산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테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냉동 우삼겹의 가격은 3.3㎏에 4만7980원으로 1㎏당 가격은 약 1만4500원이다. 반면 일반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냉동 우삼겹은 1㎏당 1만원 후반~2만원 중반이다. 500g 내외의 소포장 상품도 1만5000원 안팎인 경우가 많다. 500g만 필요한 1~2인가구 입장에선 소분모임으로 일반 마트의 소포장 상품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창고형 할인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표 업체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소분모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창고형 할인마트 이용 및 소분모임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소분모임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53.8%, '앞으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9.6%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창고형 할인마트가 대가족이나 자영업자 중심의 채널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1~2인가구도 공동구매나 소분을 통해 부담 없이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며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창고형 마트의 이용방식도 '대량구매'에서 '함께 사고 나눠 쓰는 소비'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