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예금인출 사태를 계기로 오랫동안 우리 금융권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불법비리 관행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밝혀진 비리 사실만 보아도 너무나 엄청나고 황당해 믿기 어려울 지경이다. 더욱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런 불법비리 행태가 이를 검사·감독하는 금융당국의 묵인과 비호 하에서 자행되었다는 점이다. 도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가. 그 이유는 금융감독기관의 임직원은 퇴임 후 피감 금융기관에서 고액 연봉의 일자리를 보장받고 그 대신 피감 금융기관은 이들을 불법비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보호막 또는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이른바 공생의 유착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관계 때문에 금감원의 검사와 감독은 처음부터 형식에 그치기 일쑤고 오히려 비리사슬만 더 강화해주는 꼴이 됐다. 그래서 금감원을 금융감독기관이 아닌 금융비리 보호기관으로 착각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심지어 최근에는 금감원을 범죄조직처럼 여겨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로 지칭하기도 하고 더 심한 경우 금융강도원이라고 비판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실제로 조사된 바에 따르면 그동안 금감원 임직원은 상호 밀착하여 끌어주고 밀어주는 식으로 낙하산 인사관행을 뿌리내리고 각종 불법비리에 관여해왔다.
이는 물론 금감원의 권한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IMF 금융위기 이후 은행, 증권, 보험감독원 및 신용관리기금의 모든 금융관련 감독기구의 통합으로 막강한 권력을 거머쥔 금융감독원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에서 제외되면서 예산 및 인사마저 정부의 감독 및 감시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독립적인 권력기구로 새롭게 탄생했다. 따라서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절대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구가 됐다.
그러나 권력이 강화된 만큼 금감원의 비리 또한 날로 증가했다. 모든 금융기관의 일상 업무에서 인사에 이르기까지 금감원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번에 발발한 사태만 살펴보아도 금감원이 얼마나 많은 비리에 연루되었는지 잘 알 수 있다. 정말로 온 국민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일이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매우 심각해 일반 서민들은 재산상에 막대한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배신감 또한 크게 느끼고 있다. 더 나아가 모처럼 회복단계에 들어선 국가 신뢰를 위협할 가능성 또한 내포하고 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금감원을 찾아 임직원을 질책까지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겠는가.
그러나 이번 사태의 책임은 금감원뿐 아니라 정부에도 있다. 밝혀진 바로는 감사원은 이미 1년 전에 저축은행 부실 상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처간 이견 때문에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검찰 조사에 따르면 감사원과 금감원은 부산저축은행의 비리를 알고도 1년간 묵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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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우리 모두 합심해 금융비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금융감독원의 존폐 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금감원이 계속 존재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독립적 지위와 독점적 조사권은 견제와 조화의 차원에서 조정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반국가적·반사회적 금융비리 관련자들은 모두 공공의 적으로 간주해 10년 이내에는 사면복권이 불가능한 신용불량자로 남게 함으로써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방안 또한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동안 비리의 온상이 되어왔던 권력비리사슬을 척결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