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형 생활주택이라는 주거시설이 있다. 2009년에 도입된 국토해양부의 히트상품 중 하나다.
도심지역 역세권에 300가구 미만 규모로 건설되는 전용면적 85㎡ 이하의 소형주택 단지를 말하는데, 대개 하나의 건물에 30~50가구 정도의 원룸(전용면적 15∼30㎡ 내외)으로 구성돼 있다. 1·2인가구의 증가로 소형주택이 부족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 그리고 분양시장의 침체로 투자자들이 소액의 부동산 투자상품에 목말라하던 시점에 나왔다는 점이 도심형 생활주택을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도심형 생활주택에 대해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1688가구에 불과하던 도심형 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이 2010년에는 2만529가구에 달했다. 그리고 올들어서는 지난 5월 말까지 실적이 지난해 실적보다 많은 2만2372가구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5만가구 정도가 인허가될 텐데, 한꺼번에 이런 물량이 소형주택시장에 쏟아진다면 일시적인 공급과잉은 불가피해 보인다.
공급과잉은 투자자들에게 재앙이겠지만 수요자들에게는 그리 나쁜 상황이 아니다.
시장에 남아도는 물건이 많다면 아무래도 좋은 시설의 임대주택을 싼 가격에 임차할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1·2인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급과잉도 장기적으론 그리 문제가 안될 것이다.
비록 단기적으론 공실이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시장에 흡수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심형 생활주택의 사업방식에 있다. 1·2인가구는 대체로 자가보다 임차형태로 주거를 영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도심형 생활주택의 거주대상자들은 자가수요자들이 아니라 임차수요자들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심형 생활주택은 임대주택단지의 성격을 띤다.
그런데 사업방식을 보면 아파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분양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개별 가구를 매각한 뒤 시행사는 개발이익을 챙겨 빠져나오는 구조다.
이런 사업방식은 시장상황이 좋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장상황이 나빠지면 투자자는 여러 가지 위험에 빠지게 된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임대수입이 안들어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관리비 부담까지 져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수많은 임대인 간의 이해상충으로 건물이 급속히 노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실로 인해 수입이 없는 임대인은 주택관리를 소홀히 함으로써 주변 환경까지 낙후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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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가 되면 시행사는 '먹튀'가 된다. 임대용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주택단지를 개별 가구 단위로 매각하여 개발이익을 챙긴 뒤 그 뒤의 상황은 나몰라라 하는 꼴이다. 물론 원론적으로 이는 투자자의 책임이지 '먹튀'를 한 시행사의 책임은 아니다.
도심형 생활주택의 경우 다수의 소형주택이 하나의 건물에 모여 있는 임대주택단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주택은 하나의 소유자가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소유자가 난립하면 소유자들 간의 상반된 이해관계 때문에 건물관리와 임대차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시장상황이 나빠질 때 이런 문제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도심형 생활주택의 바람직한 소유구조는 하나의 부동산회사가 도심형 생활주택을 소유하고 투자자들은 부동산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 하에서는 건물관리나 임대차관리의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임대차와 관련된 위험을 투자자들이 나눠가질 수 있다.
도심형 생활주택의 시행사나 투자자 모두 현재 사업구조가 정상적인 구조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사업방식 하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시장상황이 나빠졌을 때 투자자들이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