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2015년 6.29선언이 성공하려면

[우리가보는세상]2015년 6.29선언이 성공하려면

최석환 기자
2015.07.28 15:53

1987년 6월29일. 당시 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는 특별선언을 내놓았다. 서울대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국민들의 분노가 6월 민주화 항쟁으로 이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6.29선언'으로 남은 이날의 발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쓴 사건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그해 12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선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야권의 후보단일화 실패로 평화적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것은 아닌 셈이다.

'6.29선언'처럼 거창한 사안은 아니지만, 금융투자업계(금투업계) 입장에서 보면 지난달 29일(6월29일)에도 정부의 중요한 발표가 나왔다. 해외주식형펀드(해외펀드) 비과세가 포함된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이다. 그 동안 자산운용업계를 중심으로 한 금융투자업계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자산을 늘리기 위해선 해외투자가 필수라며 국내주식형펀드에 비해 세제상 차별을 받아온 해외펀드의 과세체계 정비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이날 마련한 개편안은 이같은 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해외주식에 투자금의 60% 이상 투자하는 신규 해외펀드에 대해선 매매차익과 평가차익, 환변동분 모두를 비과세하겠다는 것이다. 단 비과세펀드 도입일로부터 2년 동안 가입이 가능하고 운용기간인 10년 동안 비과세된다. 개인당 비과세한도도 3000만원으로 정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정부의 이같은 방안을 환영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장 정부안이 나온 이날 주요 증권주가 6~8% 급락했다. 중국과 그리스발 악재도 있었지만 정부안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비과세 해외펀드가 내년에 도입된다는 발표는 즉각 부작용을 불러 일으켰다. 연말까지 세제 혜택이 없는 기존 해외펀드 판매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도 "웃어야 하는데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업계에선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비과세 혜택을 신규 해외펀드로 제한한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자금액 제한(3000만원)을 감안할 때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신규펀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규모 펀드 양산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소규모 펀드가 비효율적인 운용으로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정리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모자(母子)형펀드'의 자펀드에도 세제혜택을 부여해 운용능력이 검증된 기존 대형펀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다. 모자형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하위펀드인 자펀드로 모아 상위펀드인 모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에 재투자하는 재간접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간접펀드 위주로 운용하는 외국계운용사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시 공은 세부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정부로 넘어갔다. 28년 전 '6.29선언'과 다르게 '정부도, 업계도, 국민도' 모두 웃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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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기자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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