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친 해수부

[기자수첩]'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친 해수부

세종=김민우 기자
2016.04.08 08:02

지난 달 초 ‘바다의 로또’, ‘생선계의 산삼’ 이라 불리는 참다랑어 470여톤이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에 올랐다.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무한리필’ 참치횟집에서 주로 먹는 황다랑어와 새치류와는 급이 다른 참치다. 한마리에 수천만원까지 호가할 정도다.

참다랑어 풍년으로 ‘로또를 맞았다’며 들떴던 어민들은 지금 울상이 돼 있다.

일본정부가 지난 5일 대량의 참다랑어 어획은 ‘국제법 합의 위반’이라며 우리 정부에 항의했고 해양수산부는 이를 받아들여 올해 잡힌 참다랑어에 대해 ‘어획증명 발급 잠정 중단’ 조치를 취했다. 어획증명서가 없으면 참다랑어 수출이나 국내 유통이 불가능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사정은 이렇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중국 등 26개국이 가입한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는 참다랑어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2014년 12월 쿼터를 정했다. 우리나라는 치어 718톤, 30kg 이상의 성어는 0톤의 쿼터를 받았다.

치어는 2002∼2004년 평균 어획실적의 50%, 성어는 같은 기간 평균 어획실적을 넘지 않도록 한다는 합의에 따라 쿼터를 주는데 해수부가 치어는 연평균 1436톤, 성어는 0톤으로 신고했기 때문이다.

해수부 설명은 치어는 꾸준히 연 1000톤 이상 잡히는 반면 성어는 해마다 기복이 있으니 성어 쿼터를 신청하지 않고 대신 치어쿼터를 늘려 받는 게 어민들을 위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

해수부 2008년 이전까지 참다랑어를 치어와 성어로 구분하지 않고 통계를 관리한 까닭에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해마다 많게는 100톤 가량의 성어가 잡힌 적이 있다.

그런데도 해수부가 성어쿼터를 하나도 받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안일한 행정이다. 게다가 해수부는 치어조업규정만 고시하고 성어에 대한 쿼터는 어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해수부의 이같은 행정 때문에 우리나라는 예비 불법어업(IUU)국에서 해제된 지 1년만에 다시 불법어업국에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어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법조업집단으로 몰렸고 참다랑어의 판로도 막혔다.

멸종위기에 처한 참다랑어를 보존하기 위한 국제 법규를 준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참다랑어 보존을 위해 성어보다 치어 어획을 줄이는 게 상식이다. 참다랑어 보존과 어민소득 증대를 위해 지금이라도 치어쿼터를 줄이고 성어쿼터를 늘리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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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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