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南北 ‘아름다운 조합’이 가능한 이유

[우보세] 南北 ‘아름다운 조합’이 가능한 이유

김신회 기자
2018.05.16 05:0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이 유력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재건을 위해 대화에 나선 만큼 대북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경기도 파주 등 비무장지대(DMZ) 인근은 물론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부동산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흥시장 투자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는 14일(현지시간) CNBC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가능하다면 북한에 꼭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한과 북한이 ‘아름다운 조합’이 될 거라며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발 모델로 베트남의 ‘도이머이’ 정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이라는 뜻의 도이머이는 베트남이 1986년 도입한 개혁·개방 정책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시장경제를 채택했다. 미국과 수교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덕분에 베트남은 중국을 위협하는 ‘미니 차이나’로 부상했다. 김 위원장에게 도이머이는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원만한 관계 아래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다. 중국도 견제할 수 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슐리 렌은 최근 쓴 글에서 김 위원장이 긴장을 조금만 풀면 북한이 ‘제2의 베트남’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봤다. 무엇보다 1986년의 베트남과 지금의 북한은 출발점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이 30여년 전의 베트남보다 경제 규모가 더 크고 산업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북한의 임금은 북한이 베트남 못지 않은 제조업 허브가 될 잠재력을 뒷받침한다.

렌 칼럼니스트는 베트남 GDP(국내총생산)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이른다며 북한이 외국에서 GDP의 20%(2016년 기준 약 60억달러)만 투자받아도 성장률이 연간 5%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이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삼성전자(190,100원 ▲100 +0.05%)가 지난 1년간 베트남에 투자한 돈만 170억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한국은 1988년 이후 누적액 기준으로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다. 도이머이 정책의 최대 후원자였던 셈이다.

김 위원장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남북의 ‘아름다운 조합’이 가능한 이유다.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결과는 오리무중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점쳐질 만큼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 우리가 할 일은 ‘아름다운 조합’ 가능성을 계속 알려 밖으로 나온 김 위원장을 붙잡아 두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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