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썰록]
![[서울=뉴시스]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020.12.28.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photo@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05/2021051817293468421_1.jpg)
최근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새로운 주간 일정이 하나 생겼다. 통상적으로 매주 금요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소회의(심의)에 '판사' 역할인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이다.
전례에 비춰보면 일반적인 일정이 아니다. 공정위 심의는 전원회의, 소회의로 구분된다. 사안이 큰 사건을 다루는 전원회의에는 공정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총 9명 위원이 참석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안이 경미한 소회의에는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1명 등 총 3명이 참석한다. 이런 전례를 깨고 김 부위원장이 소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심의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하루 일정만 비우면 되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사전에 개별 사건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심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무거운 업무'다. 공정위가 심의만 전담하는 상임위원을 3명 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김 부위원장이 자청해서 소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한 것에는 배경이 있다.
공정위는 최근 신속한 사건처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조사과정'의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사건처리는 '판결'을 거쳐 마무리되는 만큼 심의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금요일 하루에 2개의 소회의를 여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러기에는 참석 가능한 위원 수가 부족했다. 이론적으로는 총 7명의 위원(상임 3명, 비상임 4명) 중 6명을 투입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이 경우 2명만 불참해도 인원이 부족해진다. 김 부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고려해 '참석 가능 인원을 1명이라도 더 늘리자'는 취지로 스스로 소회의 참석을 결정한 것이다.
공정위 내에선 '부위원장의 업무 부담을 고려하면 큰 결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런 체계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훗날 후임 부위원장들에게도 소회의 참석을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고질적 고민인 '인력 부족'과 이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은 비단 조사 부문 직원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건을 제때, 심도 있게 심의할 인력의 확충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변호사·교수 등 본업을 겸직하는 공정위 비상임위원이 종종 "업무가 과중하다"며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는 근본적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고민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