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월드컵으로 본 세상의 변화

[MT시평]월드컵으로 본 세상의 변화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2.12.12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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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서 진행되는 월드컵이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로서는 극적인 16강 진출과 아쉬운 8강 진출 실패로 기억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카타르 월드컵 역시 다양한 이야기와 세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11일 월드컵 8강전에서 모로코가 강호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모로코의 승리는 아프리카의 승리라는 상징적인 의미와 더불어 다양한 국가 출신들로 구성된 다양성의 승리이기도 하다. FIFA의 집계에 따르면 모로코팀의 26명 중 모로코에서 태어난 선수는 12명에 불과해 대회에서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모로코에서 태어나지 않은 14명 가운데 13명은 스페인,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태어났고 나머지 1명은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다양한 국가에서 태어나서 유럽 프로리그에서 활동하다 모로코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참가한 것이다. 다양한 국가 출신으로 구성된 관계로 팀의 공용어는 아랍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했다. 세네갈, 카타르, 튀니지도 외국에서 태어난 선수가 12명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브라질 등 강팀들을 연장전 끝에 승부차기로 계속 격파하고 4강에 오른 크로아티아 역시 5명이 자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1998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의 경우 선수 가운데 9명이 이민자 또는 이민자의 자손이었는데 2018년 우승 때는 17명으로 늘었다. 32개 참가국 가운데 선수 전원이 자국에서 태어난 국가는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4개국에 불과하다. 우리의 경우도 외국인 비중이 5%에 육박하는 만큼 조만간 외국계 한국인 선수가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전통의 강호 네덜란드는 8강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했다. 승부차기까지 간 경기인 만큼 네덜란드의 골키퍼 안드리스 노페르트는 203㎝라는 큰 키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카타르 월드컵 출전선수 가운데 최장신인 이 선수는 2년 전 골키퍼를 시작했고 2년 만에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했다. 10년 넘는 선수생활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경찰생활을 시작하려고 심각하게 고민하다 가족의 격려와 조언으로 새로운 포지션에서 자신의 재능을 뒤늦게 발견했다는 이야기는 감동으로 다가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네덜란드 축구시스템의 특징을 보여주기도 한다. 1부 리그 18개 팀 가운데 7개 팀이 외국인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골키퍼에게 빌드업에 참여하는 능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기본과 핵심인 슛을 막아내고 크로스를 잡아내는 기초적인 기술은 무시하는 경향이 존재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을 대표하는 축구리그에 선수를 공급해 얻는 이적료가 주 수입원인 네덜란드로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을 받는 골키퍼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본기를 잘 갖춘 자국 출신의 골키퍼가 부족했기에 경력 2년의 초보 골키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는 점은 강팀 내부의 약점을 보여주는 일화라 할 수 있다.

축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점수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변이 많다고 한다. 초반의 이변이 지나고 나면 언제나 비슷한 팀들이 상위 라운드에서 대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변화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그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 역시 흥미롭다. 둥근 공과 함께 미래는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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