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국회의원과 기초·광역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의 해외출장에 대해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다. 특히 해외출장 일정에 '관광성' 일정이 있으면 흔히 '외유(外遊)'라며 언론의 뭇매를 맞는다.
이런 공직자들의 해외 '관광성' 출장은 모두 잘못된 것일까. '관광'이란 단어 자체를 '공직자'로선 해선 안 되는 '일탈'처럼 여기는 건 후진적이란 생각이다. 비행기가 아니면 해외로 가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과거 관습적으로 해외 나가는 건 '특권'이나 '특혜'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젠 버려야할 구시대 사고방식이 아닐까.
밥도 먹기 힘들던 시대를 지나 형편이 나아져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던 시절에나 통용된 얘기란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도 아직 그런 시선이 일반적 '상식'처럼 통하는 것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서 'K-관광'을 수출 산업의 동력으로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발목을 잡는 인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에겐 '관광'도 '산업'이란 인식이 완전하게 자리잡진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국가에선 이미 관광이 주요 산업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휴양지로 곧잘 선택되는 동남아 뿐 아니라 선진국이 몰려 있는 유럽과 강대국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와 같이 관광 의존도가 큰 국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관광'이나 '여행'에 대한 우리 시선 자체도 바꿀 필요가 있다. '놀러가는 것'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고 '연차 휴가'라도 내려면 상사 눈치를 봐야하는, 아직도 남아있는 'K-사회생활'의 분위기는 올해를 관광대국의 원년으로 내건 우리로선 개선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외국인 방한 관광객 1000만명을 유치하고, 160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2027년엔 3000만명에 300억 달러가 목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공직자들의 해외 출장이 '혈세 낭비'의 대명사처럼 회자되는 현실은 걱정스럽다. 정책을 입안하거나 실행하는게 공직자들의 주요 업무다. 해외에서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게 중요한 이유다. '출장 보고서' 작성에 매달리기 보단 공직자 스스로 해외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게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특히 관광 분야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직자 스스로가 떳떳하게 해외 출장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관광 자원을 제대로 보완하고 지원할 비책이 나올 수 있을까. 말로만 관광을 떠들고 실제로 해외 현지 조사를 해보지도 않고, 가더라도 주변을 의식하며 몰래하고 돌아와 욕먹을 일부터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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