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TV를 보다가 한 광고에 시선을 뺏긴 적이 있다. 연이어 출연한 드라마가 모두 대박이 나면서 라이징스타가 된 추영우 배우가 모델이라 관심이 생긴 것도 있지만 정작 눈길이 간 건 그가 들고 나온 '별별통장'이란 금융상품이다. KB국민은행과 스타벅스의 제휴로 탄생한 이 통장은 스타벅스 앱(애플리케이션)과 국민은행 계좌를 연결해 간편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최초 사례다. 현재 스타벅스 앱에서 등록한 뒤 쓸 수 있는 결제수단은 자체 카드(기프트카드 포함)와 신용카드 뿐이다. 20만좌만 한정 출시한단 설명을 듣고 서둘러 통장을 개설하고, 스타벅스 앱과 바로 연동시켜둔 이유다.
이런 금융과 커피(유통)의 혁신적 만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두 기업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서울 도봉구 쌍문역 인근에 있는 국민은행 점포에 스타벅스를 입접시키는 것을 계기로 관련 분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 입장에선 고객 수가 줄면서 생긴 영업점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스타벅스도 올해 100곳 이상 신규 매장을 늘리겠단 목표를 내건 만큼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스타벅스의 '혁신DNA(유전인자)'는 갑자기 튀어나온게 아니다. 여러 성공 경험에서 보듯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대표적인게 2014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미국 본사로 역수출된 주문 결제 서비스 '사이렌 오더'다. 한국의 ICT(정보통신기술) 노하우와 기술을 집약해 선보인 이 서비스는 10년이 넘도록 사용 편의성과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빅데이터 활용 추천 기능 탑재 등을 통해 이용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특히 출근·점심시간대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담 파트너가 특정 음료의 제조를 전담해 더 빠르게 제공하는 '나우 브루잉' 서비스, 자주 이용하는 메뉴와 매장을 보다 신속히 이용할 수 있는 '퀵 오더' 서비스, 모든 유통업계를 통틀어 유일하게 물품형 상품권(기프티콘)의 잔액을 스타벅스 카드에 쌓아주는 '잔액 적립 시스템', 고객 이름을 호명하는 감성적인 소통을 만들기 위한 '콜 마이 네임' 서비스 등이 더해지면서 누적 주문 건수가 5억건을 넘을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홍콩, 일본 등에도 사이렌 오더와 같은 모바일 오더 시스템이 갖춰져있다.
2018년 6월 내놓은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DT) 전용 서비스인 '마이 디티 패스(My DT Pass)'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차량정보를 스타벅스 카드와 연계해 별도의 결제수단 없이 주문한 메뉴를 받아 즉시 출차가 가능하다. 이 서비스에 등록된 차량이 DT존에 진입하게 되면 바리스타는 고객의 닉네임과 사이렌오더 주문·쿠폰 보유 여부 등 고객 정보를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스타벅스가 올 상반기 명동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일부 상권에 전 세계 첫 도입을 추진 중인 '키오스크'도 역수출이 기대된다. 이에 앞서 국내 첫 DT 매장인 경북 경주보문로점을 오픈하면서 2012년에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첨단 화상 주문 시스템'도 혁신DNA의 흔적이다. 고객과 눈을 맞추며 경청하는 스타벅스의 철학과 한국적 정서가 모두 담겨있는 이 시스템 역시 미국에서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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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타벅스는 이같은 혁신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 들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직원 1100명에게 해고를 통보한 미국 본사와 달리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3조1001억원)을 내고 '3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모기업인 이마트(111,300원 ▼6,300 -5.36%)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담당하면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오죽하면 신세계(364,000원 ▼1,000 -0.27%)그룹이 믿을 건 스타벅스 뿐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올 들어 "본격적인 성장 재개"를 선언한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와 스타벅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초격차' 비전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혁신DNA를 수출하는 'K스타벅스'의 메기 효과가 신세계그룹은 물론 K산업 전체로 번져나가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