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일부 관세율 인하를 얻어냈지만 한국을 포함한 일본, 유럽연합(EU), 멕시코 등 주요국들은 높은 관세압박을 받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월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 부과방침을 통보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아무리 협상을 잘해도 두 자릿수 관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마이클 비먼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이 협상에 성공해도 관세율은 15~18%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대미무역 및 투자관계가 유사한 일본도 상호관세 15%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우리 기업의 관세충격도 본격화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에서 미국의 보편관세와 철강·알루미늄관세, 물류비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밝혔다. 전력업체 B사의 경우 기본관세 10%로 인해 관세 200억원가량을 이미 납부했고 미국 측 바이어와 관세분담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지난 6월 미국 수출가격을 전년 대비 19% 인하했고 한국의 철강과 자동차기업도 비슷한 가격인하 압박을 받는다.
문제는 수출가격 인하전략이 추가적인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내수가격-수출가격의 차는 반덤핑관세 부과위험을 높인다. 중국산 중간재를 가공해 미국에 수출할 경우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가 한국 제품에도 적용될 수 있다. 미국 수출시 관세를 피하기 위해 허위가격을 기재하면 미국의 허위청구법(FCA)에 따른 민형사상 처벌도 받을 수 있고 본사와 지사간 내부가격인 이전가격 조정은 세무당국의 조사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
우리 기업은 제조 효율화를 통해 비용상승을 억제해 관세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중국산 소재·부품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향 관세가 낮은 국가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출 대상 시장에 따라 별도 공급망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공급망 이중화 전략도 효과적이다.
둘째, 미국 투자를 추진할 때도 관세부담을 고려해야 한다. 투자설비를 미국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추가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 투자비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고 주정부의 세제감면·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최대한 확보해 투자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이다. EU, 아세안, 인도 등 신시장 진출을 늘려 미국과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다자간 무역협정과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트럼프 관세충격은 한국 기업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기업은 비용관리와 공급망 혁신을 넘어 글로벌 무역질서의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적 통찰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통상환경에서 유연하게 적응하고 혁신하는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 미래의 승자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줄 아는 기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