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창업 DNA를 깨운 '모두의 창업'[투데이 窓/최재홍]

전 국민의 창업 DNA를 깨운 '모두의 창업'[투데이 窓/최재홍]

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2026.05.19 02:00

신청자 6만명 넘어 역대급 창업 열풍
2030 청년층 주도, AI 기술 접목 많아
시니어의 숙련된 현장경험도 반영돼야

최재홍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교수
최재홍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교수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원 사업을 넘어 대한민국에 전례 없는 창업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접수 마감 결과, 최종 신청자 6만 명이 넘는 기록으로 역대 정부 공모전 중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대한민국이 '국가 창업 시대'로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이 프로젝트는 창업자금에서 사업화 자금, 상금 및 보육 공간 및 멘토링 서비스 등 창업에 있어서 없는 것이 없는 프로그램으로 이토록 뜨거운 호응을 얻은 비결은 결국 창업의 문턱을 파격적으로 낮춘 데 있다. 아이디어만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설계된 접근성이 잠재된 창업 욕구를 자극했을 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까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모두의 창업은 고무적인 프로그램이다.

합격자 3명 중 1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할 정도로 글로벌 기술 트렌드인 'AI 대도약'의 시대정신을 정확히 반영하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 유학 준비 플랫폼 아이디어로 합격하는 등 글로벌 창업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 또한 지역의 청년 기업들로 비수도권과 지역 창업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실리콘밸리 진출을 도모하는 사례처럼, 이제 창업은 지역과 국경을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한 활발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치로 보면 현재의 창업 열풍은 2030 청년층이 주도하고 있다. 틀림없이 청년들의 창의성과 AI 활용 능력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안을 놓친 것도 있지 않을까 염려되는 구석도 있다. 바로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과 '숙련된 경험'을 가진 시니어 계층의 소외다. 실제로 보면 AI 기술은 혁신을 위한 강력한 도구일 뿐, 그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실제 20년 이상 현장 경험을 가진 지원자들이 제안한 '스마트 상수도관 자동 세척 시스템'이나 '내부 해킹 근원지 추적 기술' 등은 실질적 문제를 꿰뚫고 오랜 업력에서 도출된 아이디어였다. 그만큼 경험상 성공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만 집중하여 시니어 전문가들의 방대한 지식 자산에 관심을 줄인다면, 이는 명백한 국가적 손해이자 전략적 실패다. 진정한 AI 시대의 창업은 데이터와 알고리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특정 영역에 몸담으며 본질적 문제점을 파악해온 베테랑들의 경험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최고의 가치이며 또한 AI를 입혔을 때 무소불위가 된다고 믿는다. 80대 이상 도전자 21명, 70대 252명이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은 이들이 여전히 사회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창업이라는 말, 행위가 젊은 층만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순히 창업자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청년의 혁신 기술과 장년의 전문 지식을 결합과 역할 분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창업 팀 구성 단계에서부터 세대 간 매칭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며, 청년의 AI 활용 능력과 시니어의 깊이 있는 산업 지식이 결합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렇게 될 때 시니어는 창업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창업자의 멘토로써 그 역할을 최대화할 수 있다. 여러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해당 분야의 생리를 잘 아는 '도메인 전문가 멘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모두의 창업'은 대한민국의 창업 DNA를 깨우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그 열기가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청년의 열정과 시니어의 지혜를 하나로 묶는 통합적 창업 생태계를 완성하기만 하면 된다. 기술과 경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야말로 AI 시대에 대한민국이 세계 창업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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