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한국 경제가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전쟁과 중동 전쟁이란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표가 증명한다. 한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694%로 현재까지 속보치를 발표한 주요 22개국 중 1위다. 미국(0.494%)은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온 중국(1.3%), 인도네시아(1.367%)도 제쳤다. 코스피는 한때 '8000피'를 찍었다. 이재명정부 출범 전 세계 13위 수준이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6위까지 올라섰다. 수출도 질주 중이다. 한국은 일본, 홍콩, 이탈리아 등 경쟁국을 제치고 1분기 기준 세계 5위 수출국이 됐다.
한국 경제 황금기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AI(인공지능)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약 600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반도체 로또'는 경제 전반에 선순환을 가져온다. 정부는 초과세수란 여윳돈이 생기고 노동자는 소득 증가로 보상 받는다. 주식 투자자는 막대한 투자이익을 챙긴다.
문제는 이러한 거대한 행운을 맞을 준비가 됐느냐다. 당장 정부는 더 걷히는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제시한 '국민배당금'도 이러한 고민 끝에 나온 구상으로 보인다. 반도체 호황기에 따른 초과세수를 원칙 없이 소진한 2021~2022년의 과거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하지만 국민배당금 재원이 초과세수가 아닌 기업의 초과이윤이란 오해가 질주하던 코스피에 일시제동을 거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오해가 지나간 자리에는 정쟁(政爭)만 남았다.
기업도 시끄럽다. 삼성전자 노조는 반도체 생산을 볼모로 잡으며 천문학적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가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37.1%에 이르는 현실에서 파업은 국가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직간접적 손실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국민배당금이든 성과급이든 논의의 본질은 단순히 분배가 돼선 안 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과실을 어떻게 '미래'와 연결하느냐가 돼야 한다.
앞서 정부는 확장재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정 투자확대→경제성장→세수증가→재정 투자확대'의 선순환 구조다. 초과세수 활용법도 반도체 호황 이후의 제2, 제3의 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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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역시 눈앞의 이익을 나누는데 골몰하기 보다 반도체 호황의 끝을 대비한 다음 먹거리 발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