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이 '수도권 외곽'으로..강원도 개벽이끈 12년 명장

'산골'이 '수도권 외곽'으로..강원도 개벽이끈 12년 명장

춘천(강원)=김민정 기자
2010.03.24 09:25

[머투초대석]김진선 강원도지사

[편집자주] 현역 유일의 3선 광역단체장이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김진선 도지사(64). 그는 1998년 민선 2대에 이어 3대와 4대 지상선거에서 연속 당선되며 12년 동안 강원도의 획기적 발전을 이끌어왔다. 오는 6월 퇴임을 앞둔 김 도지사와 12년 도정운영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김진선 강원도지사
▲김진선 강원도지사

―강원도의 수도권기업 유치실적이 높은데 강원도만의 기업돚투자유치 전략은 무엇인가요.

▶강원도는 2000년 이래 1000여개 수도권기업을 유치했으며 최근 3년간 수도권기업 유치실적 1위를 달성했습니다.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나 지금은 교통여건이 급격히 변화되면서 강원도는 점차 수도권 외곽지역화돼 가고 있습니다.

교통장벽이 허물어지는 동시에 전국에서 가장 빠른 인·허가시스템 가동과 전국 최고 인센티브제를 시행하는 점 또한 기업들에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또 점차 첨단지식산업시대로 바뀌어가면서 환경이 좋은 곳으로 기업들이 이전하는 추세인데, 강원도의 훌륭한 자원적 백그라운드와 저렴하고 특화된 맞춤형 전략산업단지도 수도권기업 이전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강원도 업무보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강원도가 녹색성장의 표본이 될 것"이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실제 강원도는 대한민국 기후변화 대응의 전초기지라는 평가를 받는데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강원도의 대책은 무엇인가요.

▶강원도는 대한민국의 '허파'로 불릴 만큼 전국 제1의 생태환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전국 최초로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는 국내 최고 연구센터로 정착했습니다.

도는 현재 생명과 건강산업의 수도로 도약하기 위해 녹색성장의 선단지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연내 녹색성장 에너지산업 인프라 구축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현재 10.5%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15년까지 15%로 대폭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탄소중립으로 유치할 계획입니다.

―프리젠테이션(PT)과 비드(유치활동), 조건이 다 좋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2번의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그 원인을 무엇이라 보시나요.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어려운 조건에서도 선전했다고 봅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사실 국내 후보도시 결정 지체로 국제유치 준비와 활동기간이 짧았습니다. 특히 그 시기에는 평창의 낮은 인지도는 물론 개최여건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리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고 대한민국이 동계스포츠를 하는 나라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2014년 올림픽 유치 당시에는 대한민국의 주요 국제대회 독식여론이 표심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국제스포츠 외교력과 정보력이 경쟁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과 적극적인 공세에 밀린 것이 안타깝습니다.

―2018년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밴쿠버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는 노골적인 유치경쟁을 하는 시점이 아니었습니다만 2018년 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전초전이 사실상 본격화된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평창에 유치하기 위해 IOC위원들을 만나고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등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독일 뮌헨은 강한 상대고 동계스포츠 최강국이지만 한국은 그동안 동계스포츠가 강한 나라라는 인식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밴쿠버 올림픽은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쇼트트랙의 선전과 설상종목 출전으로 평창의 약점으로 지적된 경기력 전반의 상당부분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이러한 부분이 평창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포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평창의 강점과 취약점은 무엇인가요.

▶평창의 경우 진전된 평창의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쟁도시와 역대 개최도시를 비교했을 때 올림픽 역사상 가장 콤팩트한 경기장을 소유한 것도 큰 강점입니다.

IOC와 약속한 드림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실천과 정부의 강력한 유치의지, 그리고 국민적 성원과 높은 유치열기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면 경쟁도시에 비해 취약한 국제스포츠 외교력이나 국제대회 개최경험 부분은 좀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IOC위원들과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약한 평창으로서는 보다 객관적으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봅니다. 핸디캡을 극복할 만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유치활동을 하면서 IOC위원들의 표심을 잡고 끌어들인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올림픽 유치는 객관적인 논거도 중요하지만 친소관계나 나라간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외교력은 아무래도 유럽이나 북미보다 취약하며 IOC내 영향력도 크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치성공에 왕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IOC위원들과 연관되는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야 합니다. 또 대통령과 정부, 외교, 기업, 스포츠인, 가맹단체 등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해야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객관적인 논거에 의해 판단하는 성향의 IOC위원들에게는 평창이 가진 장점이나 당위성 등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친화력에 의한 IOC위원들에게는 끊임없이 접촉해 표심을 잡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지난 2차례 지자체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끌고왔는데, 이렇게까지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국민들도 밴쿠버올림픽을 보며 많이 느끼셨겠지만 올림픽은 상징성으로도, 실제적으로도 세계 최대 이벤트입니다. 올림픽은 스포츠의 축제를 넘어 국력, 국가브랜드, 국가이미지는 물론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많은 국가가 총동원돼 유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올림픽 유치는 국가적 아젠다며 국가발전의 획기적 계기를 부여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88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는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비로소 올림픽을 완성하게 됩니다. 분명한 목표가 있고 도전가치가 있는 만큼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3선 임기를 끝까지 마치는 이례적인 광역단체장이 되는데 비결과 소감은.

▶어떻게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3선의 비결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선거라는 것이 계속 당선되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겠지요. 지역발전에 이바지함은 물론 업적도 있어야 합니다만 뭘 해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성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것을 도민들이 높게 평가해준 것 같습니다.

올 한해를 맞는 나름의 각오를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이 '성중형외'(誠中形外)입니다. 마음 속에 진실함이 있으면 겉으로 드러나게 마련이지요. 제가 그동안 도정운영을 하면서 잘한 점도 있고 부족한 면도 있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퇴임을 앞두고 근래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저의 업적이나 바람 이상으로 도민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도 평생의 보람이며 이 시간들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임기 첫해인 1998년과 현재를 비교할 때 강원도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지난 60년 동안 강원도는 지리적돚지형적돚태생적 제약에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강원도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환경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도 있었으며, 교통망 확충, 동북아경제권 급부상 등의 여건 변화로 발전의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또 경제적 성장은 물론이고 도민들의 삶의 질이 급격히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2년 도정운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있는데 내세울 만한 성과는.

▶경제적인 여건도 눈에 띄게 좋아졌으나 무엇보다 강원도민의 의식이 많이 변화했습니다. 그동안 도민들은 강원도의 한계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것이 지역발전에 가장 큰 장애였습니다. 강원도의 발전가능성 그리고 도민들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자 성과입니다.

―3선연임을 마치며 아쉬운 점이 있으시다면.

▶무엇보다 자연재해로 도민들이 고통받은 점이 가장 마음아팠습니다. 또 숱한 장애를 딛고 도전한 2번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간발의 차이로 실패한 것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이밖에 12년 동안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여러 여건으로 진척이 더딘 사례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이 퇴임 이후 행보를 궁금해 합니다. 정치적 행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신지요.

▶35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처음으로 자유인이자 평민이 되는 시점입니다. 오랜 시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부터는 그동안 같이하지 못한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사실 주변에서는 나이도 젊고 경륜도 있으니 지역이나 나라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예측과 권유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른 부분은 일절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정치가로 저의 모든 것을 바쳐온 만큼 제 경험과 역량을 공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지만 지금은 도정운영의 마무리에 집중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12년 동안 끊임없는 신뢰와 사랑을 보내준 도민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부족한 사람을 끝까지 믿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믿음을 주신 것,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허물이 있고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넒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강원도 역사의 한 자락을 붙들고 몸부림쳤던 김진선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떠나더라도 강원도민의 일원으로서 마음을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떠나더라도 강원도민의 일원으로서의 마음을 간직하고 살겠습니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1946년 강원 동해 출생 △북평고, 동국대 행정학과 졸 △관동대 명예 행정학박사 △강원대 명예 정치학박사 △캐나다 앨버타대 명예교수 △중국 지린대 고문교수 △중국 런민대학 객좌교수 △1974년 제15회 행시 합격 △강원도 영월군수 △내무부 법무담당관돚기획예산담당관 △강원 강릉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 △경기 부천시장 △강원도 행정부지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후원회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현 강원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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