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늘려달라" 주장에 대학들 "시설투자· 운영경비도 모자라"
중앙대는 2010년 회계연도에 모두 428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중 등록금은 2275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58%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재단 전입금 693억원, 국고보조금 58억원, 기부금 수입은 89억원 등이었다.
한편 2월 기준 중앙대의 누적 적립금은 527억원. 건축(88억원) 연구기금(45억원) 장학기금(93억원) 등의 명목으로 적립됐다.
중앙대 관계자는 "액수 자체가 많지 않고 적립금은 기본적으로 대학의 발전을 위한 준비자금의 성격이 있어 재학생들의 장학금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립금 총액만 보고 장학금을 늘리라고 하는 것은 적금 성격을 무시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2009년 결산기준으로 4년제와 전문대 등을 포함한 사립대의 적립금 규모는 모두 9조 2000억원. 이화여대(6280억원)가 가장 많고 홍익대(4857억원), 연세대(3907억원), 고려대(2305억원), 숙명여대(1884억원) 등의 순이다. 이들대학의 적립금의 용도는 건축 적립금이 46%로 가장 많았다. 기타 적립금(인건비 운영경비)이 34.8%, 연구 적립금 9.2%, 장학 적립금은 8.6%였다.
이들 누적 적립금은 등록금으로 조달됐다.
2009년 상위 10개 대학의 누적 적립금 증가액 3270억원 가운데 2700억원이 등록금에서 나왔다. 대학이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다.
물론 대학측은 "회계원칙이 세분화되지 않아 기부금이나 사업수익 등도 모두 등록금으로 포함된다"고 해명한다. 또한 "실질적으로 적립금에서 장학금으로 전입되는 액수가 더 많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중앙대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등록금에서 적립금으로 넘긴 돈은 511억이지만 적립금에서 장학금으로 전입된 것은 이보다 65억원 더 많았다"고 밝혔다.
10조원의 적립금을 쌓아놓고 장학금 지급에 인색하다는 지적에도 대다수 대학은 "속이 탄다"는 반응이다. 일부 대학만 적립금이 많지 대다수 대학은 장학금은 커녕 운영경비도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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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에 따르면 2009년 적립금이 100억원 이하인 대학은 106곳, 5억원 미만인 대학 23곳, 한 푼도 없는 대학은 42곳에 달했다. 사실상 이들 대학은 적립금으로 등록금 지원은 커녕 학교 운영하기에도 빠듯한 부실대학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다 단과대 중심의 행정 구조 때문에 대학이 적립금 사용에 제약이 많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도권 한 사립대 관계자는 "300억원 정도인 적립금 가운데 100억원 가량은 특수대학원이 십시일반 모은 것"이라며 "이 돈을 특수대학원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하지 않으면 원생들의 반발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