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관망하면서도 '긴장', 학생들은 찬반 엇갈려

서울시립대가 반값 등록금 예산 182억원이 포함된 내년 예산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반값 등록금 정책이 조기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사립대를 포함한 다른 대학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립대, '반값' 요구 재차 거세질까 '긴장'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사립대는 "특별한 조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학내 안팎에서 재차 반값 등록금 요구가 거세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사립대 104곳이 누적 적립금 6조3455억원 가운데 7091억원을 장학·연구 적립금으로 전환키로 한 만큼 추가적인 조치는 대학 운영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사립대 관계자는 "시립대가 반값 등록금을 한다고 사립대학들이 영향을 받거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천대나 경북대, 부산대 등 다른 국공립대에 대한 인하를 유도해나가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사립대가 시립대를 따라가고 그런 경우는 없겠지만 다시 등록금 반값 요구는 높아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공립대랑 사립대 간에 차별화가 이뤄지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를 비롯한 국공립대의 등록금 부담은 낮추더라도 사립대의 자율성은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은 낮아지고 사립대학들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긍정적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도 "큰 틀에서 본다면 국공립대의 경우 등록금을 낮게 책정하고 사립대는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간다면 학생 선택권도 넓어지고 지방대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찬반 엇갈린 학생들 "반값 등록금 기폭제" V.S "나도 세금내는데"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반값 등록금 논란이 다시 점화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보였다.
한 서울대 학부생은 "우리는 혜택을 못 보겠지만 이게 전국적으로 확산돼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값 싼 학비로 다닐 수 있게 되면 다른 사립대들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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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학원생 박모씨(23)는 "포퓰리즘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시립대는 국립대와 차별화돼 낮은 수준의 등록금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지방출신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고 이미 사립대의 절반 수준인 시립대의 등록금(477만원)이 반으로 줄고 장학금 혜택까지 더할 경우 '반의 반값' 등록금이 돼 상대적 박탈감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고려대 학부생은 "서울시민들의 세금을 써서 원래 수준보다 더 낮추는 건 사립대에 다니는 서울시민들에게는 불공평한 처사라는 생각도 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연세대 학부생 이모씨(22)는 "시립대생의 60%가 지방 출신인데 왜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원래 전국에서 가장 싼 대학 중 한 곳이었는데 굳이 거기서 또 다시 반으로 줄였어야 하는 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