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중앙-지방 '협치', 당을 뛰어넘는 관계 중요… 사회적 경제 세계 최고 만들 것"

내달 1일 취임을 앞둔 박원순 시장의 표정은 피곤해보였다. 힘겨운 선거 과정을 겪고 난 뒤 재선 이후에도 강행군을 지속해서일까.
그는 지방선거 이틀 뒤인 지난 6일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을 보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진도로 가는 등 바쁜 일정을 마다하지 않았다. 승리의 달콤함을 즐기기엔 여전히 할 일이 많은 박 시장이다. 당장 구룡마을 개발을 놓고 재현된 강남구와의 갈등부터 부담이다.
하지만 '협치'나 창조경제, 사회적 경제에 대한 밑그림을 얘기할 땐 생기가 넘쳤다. 박 시장은 "서울의 사회적 경제가 세계 최고 모델이 되게 하겠다"며 "은평질병관리본부에 만든서울혁신파크가 완성되면 웬만한 해외 도시 시장들이 안 와 보고는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재선 이후 첫 간담회에서 '협치'를 강조했는데.
▶당을 뛰어 넘는 관계가 중요하다. 2004년 독일 방문 때 강을영 목사 소개로 독일 통일을 직접 겪은 바이체크 대통령을 만났었다. 이 분은 보수적인 기독교민주당(CDU) 소속이었는데, 오히려 두번째 연임 때는 사회민주당(SPD)의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다.
국가의 중요한 문제들은 정파적 입장이 아니고 국민이나 나라의 미래를 함께 공유하는 관점에서 보면 풀린다. 독일의 통일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동방정책(1969년 서독 사민당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추진한 동구 공산권과의 관계정상화 외교정책)이 브란트 수상 이후에도 계속됐고 그게 통일을 만들었다. 정권은 왔다 갔다 했지만 통일 정책에는 변함이 없었다.
-시장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여성일자리 10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양보다 질도 중요한데 실현 가능한가.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이 26%에서 32%까지 늘었다. 1회성 낭비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이게 일자리를 낳는다. 어린이집 1000개 공약이 지켜지면 적어도 수천명의 보육교사가 채용된다. 이런 일자리의 질이 그간 높지 않았지만 복지관 근무자들 보수는 공무원의 95%까지 보장하고 있다. 새로운 모든 정책들이 일자리를 낳는다. 원전하나 줄이기 정책으로 기존조명이 LED로 교체하면서 LED 산업이 육성된다. 태양광을 강조하니 관련 협동조합이 생겨나면서 일자리도 생긴다. 10만개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5대 창조경제 거점, 세계 아시아지식기반 허브, 3대 MICE 거점 등 여러 경제비전을 내세웠다. 성공하려면 중앙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 않나.
▶그래서 정책이름까지 '창조경제'로 따라갔다. 중앙정부의 사업이라는게 결국 지방정부에서 현실화되는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서울이 세계적으로 경제글로벌 도시가 돼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류가 돼도 괜찮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어떤가. 대통령의 지향점을 잘 맞춰서 세부내용은 우리가 만들고 정부지원을 받고 그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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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여전히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DDP 한해 운영비가 320억원인데 처음엔 수익성 계획이 전무했다. 처음 시장 당선되면서부터 수지 균형을 맞춰라고 엄명했다. 짓는데 5000억원이 들어갔는데 매년 몇백억원을 지원해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개관 후 3개월이 안됐지만 235억원의 수익이 들어와서 운영비의 75.3%를 확보했다. 이미 1년치 대관예약이 끝난 상태다.
-서울 경전철사업은 규모가 8.5조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다른 지역 경전철의 적자사례를 들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아직 중앙정부의 승인이 안 났다. 그 전에 이미 확정돼있었던 신림선과 동북선은 우선협상대상와 협상이 진행하고 있고 가능하면 금년이나 내년 초 착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의정부, 용인, 김해는 지상철이라 서울 경전철과는 다르다. 서울은 환승이 굉장히 많고 인구 1000만명의 도시다. 지하철 9호선 정도의 투자로 보고 있다. 지하철은 시민의 발이고 기후변화 대응 면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무임승차 요금 보전을 요청했는데.
▶보건복지부가 복지 차원에서 실현한 정책인데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돈은 다 지방정부한테 내라고 한다. 이런 거 언론에서 세게 좀 써달라. 폐렴 구균 주사도 일인당 10만원이 넘는 큰 돈인데 보건복지부가 갑자기 중앙 3대 지방정부 7를 내서 지원하라 하더라. 이래서 우리가 '슈퍼을'이라는 거다. 구청은 또 더 힘들다.
-구룡마을을 강남구 방식대로 개발하면 수천억원이 들거라고 밝혔는데…. 신연희 구청장에게 지면을 빌어 전하고픈 말은.
▶만나는 게 중요하다. 서울시는 2500명의 현재 거주자들 전원이 임대주택에 들어오도록 해주자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공사비용이 문제다. 입주자들이 전원 다 살 수 있게 해주려면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일부 환지방식을 혼용함으로써 수용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강남구는 그렇게하면 개인 소유자들이 큰 특혜를 받는다 그건 안 된다는 것인데, 그래서 1인당 토지를 아무리 많이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단독은 230㎡로 제한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협의체에서 협상을 하다보면 뭔가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서부이촌동 주민과 상가세입자들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며) 서부이촌동은 코레일의 철도정비창 부지, 상가지역, 단독주택, 아파트, 최근에 지은 아파트부터 오래된 낡은 시범아파트까지 굉장히 다층적 구조다. 각자 입장이 다 다르다. 철도정비창 부분은 철도청이 결심하고, 드림허브와 소송이 정리되면 얼마든지 협의해서 개발이 가능하다.
그런데 나머지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개발을 원하는 쪽과 원하지 않는 쪽이 협의해 '단계적으로' 개발하면 된다. 언젠간 개발될 것을 전제로 해서 개발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조만간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한 일종의 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확실하게 전망이 생긴다. 부동산업자, 개발업자, 주민들이 거기에 맞춰 개발을 하게 될 것이다.
-임대주택 8만 가구 추가 공급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나.
▶옛날같이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건설해서 공급하는 방식은 굉장히 힘들다. 대규모 공급 대신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8만호를 맞출 수밖에 없다. 민간임대업자들을 육성해서 민간임대업자들이 건설을 하면 일정 기간 동안 사주거나 10년 후에 사준다든지, 20년 후에 사 준다든지, 말하자면 서울시가 임차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한다든지, 협동조합모델로 한다든지. 맞춤형으로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임대주택을 만들어서 서울시립병원하고 연결해 벨만 누르면 간호사나 의사가 달려오는 이런 시스템도 가능하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허용은 검토 중인가.
▶한쪽에는 공사를 하고 있다보니 저층부 일부만 오픈하겠다는 것인데 소방, 교통, 일반 안전 등 검토할 부분이 많다. 객관적이고 엄정한 검증된 후 가능하다.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보다는 어쨌든 철저하게 하겠다.
-선거 때 강남 3구에서도 득표율이 높았다. 재건축 발빠르게 진행돼서 그렇다고 했는데.
▶실용주의 정책을 체감한 결과가 아닐까. 그 중 하나가 강남 재건축이다. 이분들이 처음에는 박 시장은 절대 개발 안 한다더라. 더군다나 개포 1-5단지 조합 구성해서 30%는 소형주택으로 지어야 한다고 했다니 박 시장 물러가라는 플랜카드를 5m간격으로 붙여놓기도 했다. 그런데 6개월이 안 돼서 소형평형을 30%보다 더 해달라고 요구하더라. 서울시의 인구비례가 1~2인 가구가 절반이고, 대형주택 지어도 팔리질 않으니 바뀐 것이다.
주민들의 이익은 제대로 챙겨드린다. 예전엔 조합이 다 구성돼서 그 때서야 허가 여부를 결정했다면 지금은 처음 단계부터 서울시와 시가 지정한 공공건축가가 함께 협의해서 가다보니까 훨씬 속도가 빨라졌다. (사익과 공익) 두 가지 요구도 동시에 달성됐다.

-사회적경제 특구를 자치구별로 지정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인센티브가 주어지나.
▶2011년 연말에 협동조합법이 개정된 이후 서울에서만 협동조합 수가 1000개가 훨씬 넘는다. 아직 수익모델을 갖춰졌다고 보긴 어렵고 앞으로 제2기 4년간은 수익모델을 갖춰 정상화되도록 하는게 과제다.
서울의 사회적 경제가 세계 최고 모델이 되게 하겠다. 은평질병관리본부에 만든 서울혁신파크는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다. 20동 중 1개 동에서 하고 있는데 20개동에서 다 그런 특색 있는 혁신적 비즈니스가 이뤄지게 할 생각이다. 4년후 이게 완성되면 장담컨대 웬만한 외국도시 시장들이 여기 안 가 보고 시장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권 유력주자로 나오는데, 부담 안 느끼나.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자기의 사명, 자기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붕 뜨는 사람들은 사고를 내거나 자기 직무를 제대로 못하게 된다. 서울 시장으로서 이 방대한 직무를 정말 제대로 하기도 힘들지 않나. 주변에서 부추기는데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박원순 시장 이력
△1956년 3월2일 경남 창녕 출생 △경기고 졸업 △단국대 사학과 졸업 △사법시험 22회 △대구지검 검사 △역사문제연구소 초대 이사장 △참여연대 사무처장 △부패방지입법시민연대 공동대표 △사법개혁위원회 위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아름다운 재단 및 가게 총괄상임이사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민선 5기 서울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