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예술교육 활성화' 예산 수억원 분탕 책임자들 징계 안해
교육부가 경찰로부터 공금횡령과 뇌물수수 연루 의혹을 받은 공무원들을 징계하라는 통보를 받고도 두 달 가까이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 경찰청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7일 '초·중·고 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예산 수 억원을 가로채고 사업단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교육부 연구사 A씨 등을 불구속 입건하면서 관련자 5명을 징계하라고 교육부에 기관통보했다.
A씨 등은 최근 3년간 친인척 9명을 사업단 연구원으로 허위로 등록해 급여 명목으로 2억400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각종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통보를 받은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도 교육부는 아직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개각 등과 맞물리면서 서남수 장관의 손에 피를 묻히기보다 후임 장관에게 징계를 떠넘기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한편으로는 '제식구 감싸기' 행태도 반영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통보한 징계 대상에는 A연구사(교육전문직)는 물론이고, 과장과 국장, 1급 고위직 공무원인 B실장까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실장의 경우 오는 8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어 교육부가 징계에 미온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머니투데이가 취재에 들어가자 교육부는 조만간 징계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장관 교체를 앞둔 과도기인데다 무엇보다 진술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어 늦어지는 것일 뿐"이라며 "경찰청으로부터 통보 받은 내용을 토대로 징계 여부를 곧 내놓겠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이번 비리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교육부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때문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비리 규모로 보면 사실 중앙부처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재발방지와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엄중한 징계가 불가피한데 일이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육계에서는 교육전문직의 '비리 커넥션'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 중앙부처에서 이 정도 비리가 발생할 정도면 일선 시·도교육청과 학교 현장의 비리는 얼마나 크고 깊겠느냐는 분석이다. 장학사 선발시험 비리 등 그 동안 교육전문직 업무와 관련해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은 점이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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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징계 당사자들의 경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중앙부처의 청렴도와 신뢰도가 땅에 처박힌 사건이 일어났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세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볼 지 우려스럽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