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앞둔 국공립대 기성회비, 대책 지연에 혼란 '증폭'

폐지 앞둔 국공립대 기성회비, 대책 지연에 혼란 '증폭'

서진욱 기자
2015.01.06 06:10

국회 대체법률 입법과정 '난항'…수업료 폭증, 기성회직원 고용이전 등 쟁점

국공립대 기성회비 반환 소송과 관련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국회의 대체입법 과정이 지연되고 있어 대학가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는 오는 6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성회회계 대체입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대학노조는 "기성회직원들의 법적지위 보장, 국공립대에 대한 정부의 재정부담 확대와 책임을 강화하는 대체법률 제정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대학노조에는 전국 기성회직원(정규직) 2500여명 중 2000여명이 가입돼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 임박… 대체입법 '난항'

2010년 처음으로 기성회비 반환 소송이 제기된 이후 법원은 잇따라 국공립대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조만간 이와 관련한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면 1963년 제정된 '기성회 준칙'에 따라 도입된 기성회회계는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기성회비가 폐지되면 기성회회계를 재원으로 한 기성회직원들에 대한 임금지급 근거가 사라진다. 기성회직원들의 고용뿐 아니라 국공립대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정부·여당은 기성회회계 폐지에 따른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립대학재정회계법안(민병주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을 마련했다. 국립대학재정회계법안은 일반회계, 기성회회계 등을 교비회계로 단순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여야 및 이해당사자 간 입장차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법안소위는 오는 7일 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을 심사한다. 교문위는 법안소위 심사 내용을 바탕으로 위원회 차원의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육부 "기성회비 수업료로 편입"… 대학생들 강력 '반발'

교육부는 입법 지연에 대처하기 위해 기성회회계를 일반회계로 편입시키고, 올해 입학금 및 수업료 지원 예산을 1조52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39% 증액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공립대는 기성회비를 폐지하되 동일한 금액만큼 수업료를 올려받을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전혀 줄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기성회비 폐지를 주장했던 국공립대 구성원들은 교육부의 조치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립대교수회연합회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13개 단체는 지난달 15일 "기성회비를 수업료에 통합하도록 한 정부 예산안은 법적 근거가 없는 편법적 예산"이라며 "정부는 편법 시도를 중단하고 대체입법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점으로 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고등교육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교육부는 그 동안 기성회비가 사실상 등록금으로 간주돼 왔기 때문에 수업료로의 편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장학금을 지원할 때에도 기성회비를 포함한 등록금을 기준으로 지급해 왔다"고 말했다.

◇고용이전 방식 두고 기성회직원-교육부 입장차 커

기성회직원들의 고용을 어떤 방식으로 이전할 것인지는 가장 시급한 문제다. 교육부는 기성회직원들이 퇴직 이후 교비회계 직원으로 신규 채용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기성회직원들은 이럴 경우 기존에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김병국 대학노조 정책국장은 "기존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을 유지하는 형태로 고용이 승계돼야 한다"며 "과거에도 사용자는 국가였으나, 급여 재원이 달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부는 국가공무원 수준의 임금은 보장할 수 있으나, 그동안 기성회에서 추가적으로 지급했던 급여 보조성 경비 등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성회회계가 폐지되면 기존에 받았던 추가적인 보조는 사실상 어렵다"며 "기존에 받았던 공무원 수준의 임금은 보장해 주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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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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