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시간 멈춰야 중대사고"…서울지하철 '매뉴얼' 엉망

[단독]"5시간 멈춰야 중대사고"…서울지하철 '매뉴얼' 엉망

남형도 기자
2016.04.28 03:52

툭하면 멈추는 서울 지하철, '사고매뉴얼'도 엉망…'3명 사망, 5시간 중단'시 위기대응반 꾸리게 돼 있어, 서울시 뒤늦게 개선나서

지난 1월 6일 오후 서울 한성대입구역과 성신여대입구역 사이 터널에서 4호선 열차 고장으로 시민들이 선로위를 걸어 탈출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지난 1월 6일 오후 서울 한성대입구역과 성신여대입구역 사이 터널에서 4호선 열차 고장으로 시민들이 선로위를 걸어 탈출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서울 지하철 사고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이 운영기관마다 기준이 제각각인데다 사고 초기 위기대응반 구성요건도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머니투데이가 단독입수한 '지하철 초기 위기대응 강화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하철 사고로 사망자가 3명 이상 나오거나 열차운행이 5시간 이상 중단됐을 경우 '중대사고'로 규정하고 초기 위기대응반을 소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의 '지하철 대형사고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하루 700만명을 태워 '서울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서울 지하철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대응 매뉴얼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다소 안일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 1월 서울 지하철 4호선 전동차가 한성대역과 성신여대입구역 사이에 멈췄을 당시 시민들은 열차 문을 열고 지하 터널로 탈출하기까지 했다. 당시엔 인명 피해도 없었고, 열차 중단시간도 1시간 남짓이었다. 지난달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20분 남짓 멈춰섰지만, 승객 200명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지난 2월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하행선 방면 열차에서 시민들이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월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하행선 방면 열차에서 시민들이 열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전동차 노후화가 점점 심해져 멈추는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데 '대응 매뉴얼'은 제자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엔 SNS 등이 활성화 돼 있어 초기대응이 늦을 경우 혼란을 더 부추길 수 있다.

또 사고 발생시 보고 기준도 운영기관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지하철은 1~4호선은 서울메트로, 5~8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 중이다. 예컨대, 메트로와 도시철도는 사고 발생 후 30분 이내에 보고토록 돼 있지만, 9호선은 '1시간 이내 보고'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전파 연락체계도 메트로는 카톡방을 운영 중이지만, 도시철도와 9호선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시 운영기관의 초기 연락망과 전달방법, 사고현장 지휘체계도 명확히 지정돼 있지 않아 초기 대응시 혼선 및 대응 지연사례도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장시간 지하철 운행 중단시엔 버스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 투입이 필요하지만,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내에서 조차 부서 간 협업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서울시가 잦은 지하철 사고대응을 위한 매뉴얼 정비에 뒤늦게 나섰다. 운영기관별 대응매뉴얼을 통일하고, 30분 이상 멈추거나 1명 이상 사망시에도 위기대응반을 꾸린다. /자료=서울시
서울시가 잦은 지하철 사고대응을 위한 매뉴얼 정비에 뒤늦게 나섰다. 운영기관별 대응매뉴얼을 통일하고, 30분 이상 멈추거나 1명 이상 사망시에도 위기대응반을 꾸린다.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뒤늦게 운영기관별 기준을 통합하고, 대응기준을 강화토록 매뉴얼 정비에 나섰다.

먼저, 지하철 사고수준을 경미·보통·중대 3단계로 나눠 보고범위와 내용, 양식을 통일키로 했다. 경미한 화재나 10분 미만 지연시엔 경미, 1명 이상 부상 발생시 보통, 1명 이상 사망하거나 30분 이상 운행지연시엔 '중대'사고로 규정한다. 경미사고는 서울시에만 보고하지만, 중대사고일 경우 시의회와 국토교통부, 국민안전처, 국정원, 청와대까지 보고토록 했다.

특히 중대사고일 경우 무조건 '위기대응반'을 꾸리도록 했다. 중대사고보다 낮아도 사안이 중요한 경우 위기대응반을 꾸린다. 현장에선 안전관리본부장, 교통쪽에선 도시교통본부장이 위기대응반의 총괄 지휘를 맡는다.

서울시는 이 같은 지하철 사고 초기위기대응 계획을 지난달 각 기관에 통보하고, 분기별로 한 번씩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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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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