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유라 입학허가한 청담高 前교장 "나도 반대했다"

[단독]정유라 입학허가한 청담高 前교장 "나도 반대했다"

최민지 기자
2016.11.02 04:35

"체육부장이 정씨 입학 추진" 주장…체육교사는 "교장 지시" 반박

서울시교육청 감사관들이 31일 오전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의 모교인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로 현장감사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교육청은 청담고의 체육 특기학교 지정 과정을 포함해 정유라 씨 학교 출석 여부 등 여러 특혜 의 혹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뉴스1
서울시교육청 감사관들이 31일 오전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의 모교인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로 현장감사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교육청은 청담고의 체육 특기학교 지정 과정을 포함해 정유라 씨 학교 출석 여부 등 여러 특혜 의 혹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뉴스1

최순실씨(60)의 딸 정유라씨(개명 전 정유연·20)는 청담고에 2012학년도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청담고가 마장마술 특기생을 뽑은 것은 2008학년도부터 올해까지 정씨가 입학한 2012학년도 단 한 번뿐이다. 청담고는 정씨를 입학시키면서 체육특기생에 관한 학칙도 바꿨다. 개정 학칙에 따라 예체능 전공의 경우 개인종목 체육특기생만 전·편입학이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머니투데이는 이 모든 일의 당사자인 청담고 전직교장 장모씨를 중구 소공동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장 전 교장은 본인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 시교육청에 나를 감사해달라고 요청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씨가 입학할 당시 국정 실세의 딸인지도 몰랐을뿐더러 직접 면담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제가 청담고에 부임한 건 2011년 3월이었습니다. 당시 바둑 특기생이 이미 학교에 재학 중이었고요. 부임한 이후 체육부장의 권유로 승마와 스키 운동특기생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나 정유라 학생을 입학 전에 직접 본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

그는 승마특기생을 뽑은 것은 당시 체육부장인 김모씨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모 교사가 스키랑 승마특기생을 뽑자고 여러번 요청해왔습니다. 사실 저는 운동부를 두는 게 싫었습니다. 운동부가 있으면 (학적관리 때문에) 골치아프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정유라 학생과 같은 해에 청담고 입학을 원했던 스키 특기생이 저를 만나 프레젠테이션까지 하며 본인의 성과, 입학 의지를 피력했고 이 학생의 입학을 허가하며 승마특기생도 같이 들어오게 된 겁니다."

장 전 교장은 "김모 교사가 승마나 스키 전공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왜 승마특기생을 두려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승마특기생으로 들어오길 원하는 학생이 있었다는 것은 김 교사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즉, 학생 측의 사전 요청이 있었고 이를 받아준 것뿐이라는 말로 풀이된다.(청담고는 2011년 7월 체육특기학교 지정 신청을 하며 2012학년도 승마 정원을 신설했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정유라씨는 청담고의 체육특기학교 신청 직후인 2011년 8월 체육특기자 전형에 지원하며 희망고교를 '청담고'로 써서 냈다.)

일부 언론은 장 전 교장이 학운위 위원의 반대에도 억지로 정씨의 입학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기사가 나간 후 당시 학운위 위원 서너분께 전화를 드렸는데 대부분 '그런 논란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저와 같은 반응을 보였어요. 다만 한 학부모가 '교장선생님이 전근 간 이후에 정유라 학생에 대해 회자된 적은 있었다'고 얘기해주셨어요. 또 하나, 애초에 학교는 승마특기생 입학에 대해 학운위 안건으로 상정한 적도 없어요. 단체운동부 운영과 달리 개인운동 특기종목을 신청할 때는 반드시 학운위 심의를 거치지 않습니다."

개인종목 체육특기생만 전·편입이 가능하도록 학칙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입학 요건을 강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담고에는 기획사 연습생 등으로 인해 출석인정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제가 부임하기 전에도 이 때문에 잡음이 있었고요. 아무래도 개인종목 특기생을 받고나면 다른 학교에서도 예체능 전공하는 학생이 무작위로 몰려올까봐 일부러 학칙을 강화한 것입니다."

장 전 교장이 정씨의 입학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추측한 김모 교사는 "당시 교장이 승마부를 만들라고 지시해서 따른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승마특기생을 받는 과정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를 만난 적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나 공식인터뷰 요청에는 "학생 훈련이 있다"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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