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차세대 자기저항메모리(MRAM)에 적용 가능한 '비납계 카이랄 금속 할라이드 스핀 선택층'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1일 한양대에 따르면 김영훈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 염봉준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팀, 백승헌 KIST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사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이같은 성과를 도출했다.
MRAM은 빠른 속도와 낮은 전력 소모, 반영구적인 내구성을 동시에 갖춰 인공지능(AI) 연산을 메모리 내부에서 처리하는 '인-메모리 컴퓨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소자가 작아질수록 자성층 구조가 복잡해지고 전력 소모와 열적 안정성 문제가 커지는 등 기존 강자성 기반 구조는 공정 및 성능 면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공동 연구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자성층 없이도 스핀 방향이 정렬된 전류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비납계 카이랄 할라이드' 소재를 개발했다. 비스무트(Bi) 기반의 이 친환경 소재는 격자가 비대칭적으로 꼬여 있는 카이랄(Chiral) 구조를 가지며, 이를 통과하는 전하의 스핀을 한 방향으로 선택하는 '카이랄 유도 스핀 선택성(CISS)' 효과를 보인다. 별도의 자석 없이도 전류 자체가 이미 특정 방향의 스핀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브로민(Br)에서 아이오딘(I)으로 할로겐 조성을 점진적으로 조절하며 결정 구조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미세 격자 왜곡(microstrain)이 줄어들수록 스핀 선택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MRAM 소자에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높은 스핀 분극을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복잡한 자성 적층 구조로 인해 발생했던 '고집적 시 간섭 문제'와 '소형화 시 열적 불안정성'을 단일 층 도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또 기존 소재의 납(Pb) 성분을 제외한 친환경 소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영훈 한양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소재는 복잡한 자성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며 "차세대 저전력·고속 스핀트로닉스와 인-메모리 AI 반도체 분야의 발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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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나노소재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IF 17.1)'에 지난 2월13일 게재됐다.
해당 논문 'Strain-relaxed chiral hybrid bismuth halides for spin selectivity and magnetoresistance'에는 이다슬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박사와 황인국 KIST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김영훈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와 백승헌 KIST 반도체기술연구단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