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청이 19년간 유지해 온 화재조사 분류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신기술·신산업 화재에 대응하는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나선다.
소방청은 2005년 '화재조사 및 보고규정' 제정 이후 유지해 온 화재조사 분류체계를 변화된 재난 환경에 맞춰 전면 개편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5일 시·도 소방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재조사 분류체계 개선 TF(태스크포스)' 킥오프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개편은 NFDS(국가화재정보시스템) 고도화 ISP(정보전략계획)의 일환으로, 단순 통계 기준 정비를 넘어 화재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연계하는 '국가 안전관리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행 분류체계는 담배, 가스, 전기 누전 등 비교적 단순한 발화 유형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최근 급증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무인점포, 공유 모빌리티 충전시설 등 신기술 기반 화재를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사례가 '전기적 요인' 등으로 묶이면서 정밀한 원인 분석과 정책 수립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소방청은 이에 따라 글로벌 선진 사례를 참고해 분류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미국 방화협회의 세분화 방식과 일본 소방청(FDMA)의 발화요인·발화장소·최초착화물 연계 체계를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복합 분류 모델을 마련한다.
또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무인점포 등 신종 산업 분야에 대한 별도 화재 코드 신설과 함께, 산업단지 및 자원순환시설 등 유관기관 통계와의 연계를 통해 데이터 해상도를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해 건축물대장, 자동차 등록정보, 기상 데이터 등을 자동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조사관의 수기 입력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향후 AI(인공지능) 기반 위험 예측 기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이번 개편을 통해 화재 조사 결과가 제품 리콜이나 제도 개선 등 예방 정책으로 신속히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현장 전문가와 학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 개편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PICK!
김승룡 소방청장은 "화재조사는 소방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과 같고,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은 이를 담는 실록"이라며 "정확한 분류체계를 정립해 국가 화재 정보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