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人사이드]①누적 장학생 21만명 사회공헌 관리하는 '동행팀' 구성

"공대생이 '의대 못 갔다'는 패배의식을 느껴선 안 됩니다. 의대 안 가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앞서가는 중국 AI(인공지능) 역량을 따라잡으려면 우리도 AI 인재 양성에 투자해야 합니다."
남성욱 서울미래인재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일본은 기초 과학분야에서 한 주제를 잡고 20~3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 노벨상 수상자를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이사장은 "우리도 AI 연구 저변을 넓히다 보면 한 사람이 수만명을 먹여 살릴 인재가 나온다는 믿음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장학사업과 미래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서울시 출연기관이다. 2008년 서울장학재단으로 설립된 뒤 지원 대상을 석·박사와 박사후연구원까지 확대하는 등 전 생애 성장을 돕는 인재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혔다. 이를 반영해 지난 3월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재단이 새롭게 내세운 핵심 과제는 AI 인재 양성이다. 기존 청소년·대학생 중심의 장학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학원생과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남 이사장은 서울이 AI 선도도시를 표방하는 상황에서 '딥시크'와 '문샷AI' 등 중국 AI 기업의 약진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로 24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젊은 연구자들의 어려움을 지켜본 그는 "AI 붐이라는 현상과 한국의 실제 연구 현장 사이에는 높은 현실의 벽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학술지에 논문 두 편가량을 게재하고 박사학위를 받지만, 최상위권 학술지에 논문 2~3편을 싣거나 주요 학술대회에서 의미 있는 발표를 해야 기업이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수준에 도달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학술대회에서 발표 기회를 얻더라도 항공료와 체류비가 젊은 연구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재단은 이런 연구 환경을 고려해 올해 석·박사 과정생과 박사후연구원 255명에게 총 76억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석사과정생 150명, 박사과정생 85명, 박사후연구원 20명이다. 석사과정생에게 연간 2000만원, 박사과정생에게 4000만원, 박사후연구원에게 600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지원금은 생활비와 연구비, 해외 학술대회 참가 경비 등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남 이사장은 "지원자 면접은 서울지역 10여개 대학의 AI 관련 교수들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한다"며 "특정 대학 출신이 전체 선발자의 10% 이상을 차지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이공계 인재를 서울로 유치하기 위한 '서울테크스칼라십'도 운영한다. 선발된 학생에게 2년 동안 등록금과 매달 100만원의 학업지원금을 지급한다. 올해는 전 세계에서 30명을 선발하는 모집에 1334명이 지원해 4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존 장학사업도 이어간다. 독립유공자의 4~6대 후손에게 연간 30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독립유공자후손 장학금'은 올해부터 광복회와 공동으로 운영한다. 남 이사장은 "'친일을 하면 3대가 잘살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학사업"이라며 "광복회가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교육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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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은 직원 4명을 늘려 누적 장학생 21만명의 성장과 사회공헌을 관리하는 '동행팀'을 꾸릴 계획이다. 장학생이 성장해 후배를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남 이사장은 "인재를 키우는 일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꾸준히 지원하다 보면 그중 한 명은 '슈퍼맨'이 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