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남북자유 왕래, 북한 방송·신문 전면 수용 등의 내용을 담은 새 대북정책 '한반도 평화비전'을 발표했다.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원협의회장 연석회의에서다.
새 대북정책은 유연한 상호주의를 채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기존의 강경 기조의 엄격한 상호주의에서 벗어나 과거 한나라당의 잣대로 볼 때 급진적 내용도 포함돼 있어 당내 논란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정책을 손질해온 정형근 최고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은 대북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선(先) 안보, 후(後) 교류협력'을 강조한 나머지 동북아의 탈냉전 흐름을 일부 간과하는 등 현실적 대응력이 미흡했다"면서 "적극적이고 유연한 새 대북정책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비전에 따르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평화체제 정착 및 통일기반 구축 △북한 개혁.개방을 통한 남북한 상생공영 △북한 자립경제 기반 마련 △동북아 평화번영 토대 구축 △사회문화 교류를 통한 민족동질성 회복 △북한인권 개선 등이 7대 목표로 제시됐다.
또 5대 중점과제는 △비핵평화체제 착근 △경제공동체 형성 △통행·통신협력체제 기반구축 △인도적 협력·지원 △인권공동체 실현 등이다.
특히 비핵평화체제 착근과 관련, 비핵화를 위해 필요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한편 남.북.미.중 4자간 종전선언 수용도 검토키로 했다. 한반도 긴장완화와 맞물려 평화협정 체결, 북미-북일간 관계 정상화 지원 등도 추진키로 했다.
경제공동체 형성과 관련해선 북핵 폐기를 전제로 '북한종합부흥계획'을 실행키로 하고 평양-서울 경제대표부 설치, 연 3만명 규모의 북한 산업연수생 도입 등을 구체적 계획을 제시했다. 대북송전의 제한적 추진 등도 담았다.
아울러 남북자유왕래를 단계적으로 실현하고 방송과 신문 등 언론시장도 개방키로 했다. 특히 남측이 먼저 북한의 방송과 신문을 전면 수용하자는 안을 내놨다. 이밖에 △연간 15만t의 쌀을 무상지원 △분단 1세대 상호 고향방문 추진 △국군포로·납북자 송환시 현금 또는 현물 제공 등도 정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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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형근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이미 유연하게 하겠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이전하고 바뀐 게 뭔가.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한나라당 대북정책이 유연하지 못했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중점을 두고 우리도 과감히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실질 내용에 있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는 것인가.
▶글자 그대로 체제를 인정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체제보장과 수교보장 등 두 가지를 원한다. 우리는 북한의 실체와 체제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당 경선후보들과 사전논의가 있었나.
▶사전 협의하지 않고 최고위원회에 2~3회 보고하고 당 대북관계 관여하는 분들, 일각에 관심 있는 분들과 얘기했다. 대선 후보들은 처음 보시는 게 될 것이다.
-방송과 신문을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현행법(국가보안법)이랑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데.
▶상충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공동체는 비핵화 상관없는 것인가.
▶논란이 있었지만 두 가지 견해가 있는 것 같다. 핵문제에 있어서 단계별로 구분해서 행동 대 행동으로 하자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그런 정책(경제공동체)을 폄으로써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개혁개방으로 이끌어서 목표에 빨리 도달하도록 단계에 관계없이 시행할 것이다.
-대선주자들과는 논의가 전혀 안 했다고 했는데 후에 후보들과 어떻게 의견조율한 건지.
▶당의 정책을 보고 대선주자들이 이 정책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기들이 선택하도록 자유에 맡기되 당의 정책은 이렇다는 것 보여줄 것이다. 배치된 주장을 후보가 해도 도리가 없다.
-일정부분 상호주의를 포기하는 것인가.
▶필요한 것은 상호주의다. 하지만 반드시 주고받고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