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의원 "대기업구매자금 대출, 중소기업대출로 둔갑"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위해 시중은행 대기업대출 1조 5000억원을 중소기업대출로 둔갑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이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7대 시중은행의 대기업구매자금 대출잔액은 1조 5000억원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 자금을 중소기업대출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대기업구매자금은 중소기업에 결제할 자금을 대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는 상품인데, 은행이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45%까지 늘리기로 한 권고안을 맞출 수 있도록 정부가 이를 중소기업대출로 둔갑시켰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정부는 대기업구매자금을 중소기업대출로 봐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안 그래도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데, 대기업대출을 중소기업대출로 둔갑시키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은행 편들기"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7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말 7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238조 2000억원이고,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38.59%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 242조 2000억원(40.01%)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어 정부 권고안이 무의미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지난 6월 기준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중소기업대출 비중 45.06%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권고안을 지켰고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모두 45%를 밑돌았다. 특히 SC제일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19.61%에 그쳤다. 또 하나은행(34.78%), 한국씨티은행(36.15%), 국민은행(36.46%) 등도 40% 미만을 기록했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정부의 권고안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마땅한 제제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