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 중 1명이 6개월째 공석인 사태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질타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8일 금통위원 공석 문제를 비판하면서, 정권의 노림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금통위원 자리가 175일 동안 비어있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금통위원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한 정책의 중립적 수립이라는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중수 한은 총재는 7명이 아니어도 문제가 없다는 안일한 인식을 가지고 금통위의 기형적 운영을 방치하고 있다"며 "지난 7월 금통위 본회의가 김 총재와 금통위원 한 명의 출장으로 의결정족수를 못 채우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박봉흠 위원 퇴임 이후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았고, 추천을 해야 하는 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아직까지 추천인을 발표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그간 은행연합회와 대한상의의 금통위원 추천이 민간추천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청와대 의중에 따라 결정됐던 관행이 이번 장기 공석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성곤 민주당 의원도 "대한상의가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는 실질적으로 청와대가 낙점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항간에는 지방선거 낙선자 혹은 G20준비위원회 파견자를 위한 자리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후임 금통위원 임명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미뤄져 통화정책 실기로 이어지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된다"며 "금통위원은 정부의 개국공신이나 관료들을 앉히려고 비워둘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전병헌 의원은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당연직인 이주열 한은 부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친 MB(이명박) 인사"라며 "지금 금통위는 이 대통령 정책자문단으로 보일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 총재는 현 정부에서 초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고, 강명헌 금통위원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대식 위원 역시 인수위 경력이 있고, 최도성 위원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맡을 때 시정자문위원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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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은 또 "공석인 금통위원에 대한 하마평은 이인실 통계청장, 조원동 전 국무총리 사무차장, 김대기 전 문화부 2차관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며 "사실상 대통령이 추천하는 인사가 지명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