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 영원한 비서실장, 명 대변인, 국민의정부 실세…'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역동적인 정치인생 만큼이나 별칭도 많다.
특히 '햇볕정책 전도사'란 별명은 대북특사 이력과 겹치면서 '정치인 박지원'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대북송금 특검으로 옥고도 치렀지만 그는 남북정상회담의 1등 공신이다. 그가 유독 대북 이슈에 열정을 쏟아 온 이유다. '정책위의장→비상대책위원장→원내대표'로 자리이동하면서 누구보다 바쁘게 지냈지만 안보 이슈의 흐름은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쌀값이 폭락하자 "묵은 쌀을 사료로 쓰지 말고 북한 동포들에게 보내주자"고 제안했다. 지방선거와 '영포회' 파문에 묻혀 별다른 주목을 못 받아도 집요하리만치 끈질기게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결국 정부가 북한에 쌀 5000t을 지원키로 결정했지만 만족하지 않고 "최소한 40~50만t은 돼야 한다"며 추가지원을 촉구했다. "햇반으로 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는 힐난도 덧붙였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그의 관심사였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려면 집권 3년차인 올해가 적기"라고 줄기차게 제언했다. "나라도 대북특사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이 영변의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지난 21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북핵 문제가 언급되자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정말 크고 심각한 문제다. 언론도 주목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런 만큼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폭격은 박 원내대표에게 큰 충격을 줬다. 북한이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측 내륙의 민간인을 향해 포격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원내대표 취임 200일이기도 했다. 전날 기자가 취임 200일 소회를 묻자 잠시 망설이다 "원내대표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뽑혔다"며 뿌듯해 했던 그였다.
뿌듯함은 하루 만에 침통함으로 바뀌었다. 폭격 당일 의원총회에서의 발언은 장탄식에 가까웠다. 그는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한숨지었다. 긴급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 도중에도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평화 유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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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내대표는 초대형 안보 이슈가 터졌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의 '확전 자제' 발언 진의 논란이 벌어지자 25일 "진실게임 국면은 청와대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단언했다. "강경한 대북정책을 쓰겠다면서 왜 강경하지도 못하느냐"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