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인사 '오리무중'···'유력' 이희원 靑특보 제외?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영 국방장관의 전격 '경질' 이후 후임 장관 임명에 난항을 겪으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천안함 사태 당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유임시켰던 김 장관을 연평도 도발 3일 만에 경질시키며 스스로의 '인사원칙'을 저버렸고, 후임 인선에서도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며 연평도 사태와 '확전자제' 논란으로 조성된 불리한 국면을 회피하기 위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26일 청와대를 향한 시선은 일제히 후임 국방장관 발표에 쏠려 있었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이 전날 브리핑에서 "내일 중 후임 인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후임 장관 인선 작업은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였다.
특히 이 날 오전 청와대가 여·야 유력인사에게 이희원 청와대 안보특보의 내정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며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신화통신, CNN 등 주요 외신들도 한국 언론을 인용, 이 특보의 국방장관 내정을 보도했다.
그러나 곧바로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현 상태에서 성급하게 예단을 해서 보도를 하면 부정확한 보도가 될 수 있다"며 이 특보의 '탈락'을 시사했고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들의 말도 엇갈리면서 후임 국방장관의 향배는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일각의 관측대로 이 특보가 배제된다면 국제 차원의 대량 오보 사태도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특보는 검증 과정의 치명적 결점이 확인되며 사실상 배제됐고, 김관진 전 합참의장과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 등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 특보 외에 다른 인물을 내정하더라도 불과 하루만의 '속성'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 대통령으로서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치명적 '결함'이 드러나게 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의 경질이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평도 사태 직후 이 대통령의 '확전자제' 발언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자, 청와대가 김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아 급히 경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이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전격 경질이 이뤄진 점을 언급, "대통령이 실제로 그런 발언을 했든 안했든 김희정 대변인이 얘기했고, 스텝이 엉키면서 임 실장과 홍 수석은 아니라고 했다"며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도, 김 장관도 얘기를 하는 등 모두 6개의 입이 움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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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또 "국방부 장관이 최초 발언자도 아니다", "6개의 입이 움직이면서 일관성 있는 메시지는 상실된 것"이라며 '확전자제' 논란의 책임자로 청와대 참모들을 지목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도 "문제점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져야 겠지만 준 전시상황인데 이런 때 국방장관 공백은 치명적이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후임 장관 취임 전까지 업무를 수행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지휘체계의 혼란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또 "김 장관의 발언이 문제였더라도 '확전자제' 발언은 일단 청와대에서 먼저 나온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