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이석연-박원순 대결되나

서울시장 선거, 이석연-박원순 대결되나

도병욱 기자
2011.09.16 16:41

결국 이석연 전 법제처장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시민운동가 출신의 후보끼리 맞붙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처장은 16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고 헌법적 가치를 아우른 시민 대표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겠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한나라당을 포함한 범여권 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이 전 처장이 선거에 뛰어들 경우 그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처장이 여권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이 전 처장이 나섬에 따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정 구도가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이미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나선 상태다. 박 변호사는 '안풍'의 주인공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사실상 단일화에 성공한 뒤 범야권의 유력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 전 처장과 박 변호사는 시민운동가 출신이라는 점 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기존 정당의 틀 밖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도 닮은꼴이다. 다만 정치적 성향에서 이 전 처장은 범 보수, 박 변호사는 범 진보를 지향한다.

두 사람이 등장함에 따라 여야 정치권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당장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카드가 등장한 데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그 카드가 당 밖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대해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장 이 전 처장이 입당한 후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몽준 전 대표와 차명진 의원 등 일부 서울시 지역구 의원들이 이 전 처장 영입작업을 추진했던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에게 항의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입당도 하지 않고 범여권 단일화라는 이름으로 후보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당으로서 존재의 이유가 걸린 문제로, 이 전 처장 역시 당의 울타리 안에서 경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내 유력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정정당당하게 후보를 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절차를 두고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 전 처장에게 출마를 제안하고, 이 전 처장이 당 테두리 밖에서 출마의사를 밝히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나 최고위원 측에서는 다음주 초로 예정된 출마 선언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의 사정도 비슷하다. 안철수 신드롬 이후 박 변호사의 지지도가 급등했지만, 그 결과 서울시장 선거 구도에서 민주당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속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지만 "박 변호사에게 들러리 서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후보가 모두 정당 밖에서, 그것도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채워진다면 누가 당선되느냐를 떠나 그 후폭풍은 엄청날 것"이라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여야 모두 자성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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