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정치권 강타…여야, 검찰수사에 초긴장

'돈봉투' 정치권 강타…여야, 검찰수사에 초긴장

김익태 기자
2012.01.08 17:23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돈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의원이 검찰에 출두해 어떤 진술을 할지,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초긴장하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돈이 오갔다는 추가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내 심각한 분란은 물론 인적쇄신의 폭이 커지면서 총선 판도까지 흔들 수 있는 초대형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판하면서도 행여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했었던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가 "금품 살포를 목격한 바도, 경험한 바도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당내에서도 금품 살포 소문이 흘러 다니고 있는 탓이다. 향후 검찰의 칼끝이 야권으로 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등 돈봉투 파문이 여야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말 그대로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한 고 의원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발언 결과에 따라 전직 당 대표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인적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당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받았다고 주장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두해 취재진의 질문에 메모를 확인하며 답변하고 있다.(사진=송원영 기자)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받았다고 주장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두해 취재진의 질문에 메모를 확인하며 답변하고 있다.(사진=송원영 기자)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당 전체가 벼랑 끝에 몰렸고, 자칫 여권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당내 일각에선 비대위의 인적쇄신 방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친이(이명박)계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론마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갈등이 증폭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내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고 의원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선 전적으로 검찰 수사 결과 지켜보고 그 진행상황에 따라 사과에서부터 시작해 문제 인사에 대한 처리 문제 등 당과 직접 관련된 부분 제기되면 그때그때 즉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계파를 겨냥한 음모론에 대해 "그런 주장이 일부 있지만 이 문제가 잘못 처리되면 계파고 뭐고 한나라당 전체가 떠내려가 수 있다"며 "그런 음모적 시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당내 일각에선 재창당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선거 참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대한 디도스 공격에 이어 전당대회 돈봉투 파문이 불거졌다. 비대위가 곧바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당의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왠만한 쇄신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재창당에 부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를 일축하고, "재창당을 뛰어넘는 수준의 당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돈봉투' 파문이라는 예기치 못한 최악의 복병을 만난 만큼 방향 선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다. 향후 비대위의 쇄신 논의 과정에 재창당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대 당대표 경선을 치르고 있는 민주통합당도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지난 6일 대전시당 출범식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당의 지도부가 되려고 하면 권력이 따라오니 부정한 수단을 쓰려는 유혹을 느끼게 된다"며 "금품 살포를 목격한 바도, 경험한 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된 정당은 진성당원이 없어서 대의원을 돈으로 지명했던 것이 반세기 동안의 일"이라며 "개개인의 잘못된 점도 있고 당 운영방식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발언 뒤 파문이 확산되자 유시민 대표 측은 "'과거 그런 관행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 이었을 뿐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민주통합당 역시 "대응할 필요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 '금품이 살포됐다'는 소문이 흘러 다니는 등 한나라당의 돈봉투 파문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오종식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은 돈 정치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고 서민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출범한 정당"이라며 "70만 시민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만큼 돈 선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은 명명백백히 돈 봉투의 진상을 밝히고,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며 "또 다시 유야무야 넘어가려 한다면 한나라당은 돈으로 모든 것을 사고파는 '만사돈통'의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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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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