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선 무관심, '올림픽당'이 필요해?

[기자수첩]대선 무관심, '올림픽당'이 필요해?

김성휘 기자
2012.08.07 18:11

문재인 경선캠프의 A 팀장은 요즘 고민에 빠졌다. 선거운동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애써 만든 정책이나 비전에 국민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불신이 갑작스런 일은 아니지만 올 들어 정치권이 느끼는 국민들의 무관심은 위험 수준이다. 특히 8월 들어 태극전사들의 선전으로 런던 하계올림픽에 국민들의 마음을 뺏기면서 도무지 대선 열기가 고조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야권에선 지난 6월 민주당 대표경선 때 반짝 달아올랐던 관심이 어느새 사라졌다. 대선주자 5인이 저마다 표밭을 누비고 있지만 올림픽 스타의 인생역전 스토리가 화제다. 대선주자들이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부러워 할 정도다.

자연히 대선 공약도 관심 밖이다.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등 구호는 높고 시대 변화에 발맞춘 사회제도적 개선도 절실하지만 이런 이슈들은 별다른 논쟁을 일으키지 못하고 번번이 수면 아래로 밀린다. 올 대선에서 정책 대결을 약속했던 정치권도 맥이 빠진다.

A 팀장은 "5년마다 한 번씩 나라의 방향을 결정하는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대선주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올림픽당이 필요하다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 "올림픽 때는 올림픽당, 월드컵이 열릴 때는 월드컵당으로 변신하면 그때마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올림픽은 재밌다. 4년마다 열리는 글로벌 이벤트인 만큼 희소성이 적지 않다. 한국 선수들의 선전과 드라마 같은 스토리도 쏟아진다. 한국 축구가 영국을 꺾고 4강에 진출, 브라질과 격돌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행여 패배하더라도 밤을 새워 응원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이유가 충분하다.

정치권도 책임이 크다. 정치가 한여름 밤의 올림픽처럼 국민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상쾌하지 않다. 게다가 여당에선 공천헌금 의혹, 네거티브 공방 등 해묵은 '악습'이 재연됐다.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할 수만은 없다. 등록금, 전셋값, 자녀 학비의 해법을 스포츠 중계에서 찾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실은 냉정하고, 그 해법 역시 뜨거운 가슴보단 차가운 머리로 고민해야 한다.

답답한 정치를 바꾸는 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관심과 참여다. 대선은 그런 참여의 결정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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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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