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결의안의 기권자 달라… 국회 측 "표결기 조작 지체인 듯, 해당의원 정정요청"

여·야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철회 촉구 결의안'과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식사죄 및 피해배상 촉구 결의안'을 표결처리했다. 최근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마련된 두 가지 결의안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견을 내놓기 어려운 안건이었다.
그러나 실제 표결은 달랐다. 독도 결의안은 재석 202인 중 찬성 201인, 기권 1인으로 통과됐다. 위안부 결의안 역시 재석 201인 중 찬성 200인, 기권 1인이었다. 단순 표결 과정의 실수로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상황이었다.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유사한 내용의 두 결의안에서 꼭 1표씩 기권이 나왔고, 이를 전후한 표결 안건에서도 '기권 1인'은 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회의가 끝난 후 회의장을 빠져 나오는 국회의원들도 '기권 1인'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본회의장 앞을 지키고 있던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회의장 안에 들어가야만 누가 찬성 또는 반대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기자에게 "확인했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회의장 안에 있던 한 의원도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누가 기권표를 던졌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의원들이 빠져 나간 본회의장 안에서는 회의진행 실무를 맡은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본회의장 앞을 지키던 한 경비원은 "투표 당시 전광판에 이름이 나오지 않아 기권한 의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본회의장 안에서 의사과 직원들이 투표기계를 점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뒤늦게 회의장을 빠져 나온 의사과 직원도 "오늘 의결 결과는 내일(4일) 임시회의록 형태로 의원들이 열람할 수 있게 한다"며 "각 의원실에서 자신의 표결에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기 전까지는 기권표가 어떤 의원의 것인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 민감한 국민감정을 고려할 때 단순 실수로 기권처리된 국회의원의 이름이 잘못 새나갈 경우, 엉뚱한 여론의 비판을 감당키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4일 오전 공개된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독도 및 위안부 결의안의 '기권 1인'이 동일인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독도 결의안에 기권한 A의원과 위안부 결의안에 기권한 B의원 모두 '표결기 조작 지체'로 자신의 원래 의사와 달리 기권 처리됐다는 것.
국회 의사과 관계자는 "표결기 조작 지체란, 본회의 의장이 표결 시작을 알린 시점부터 표결 종료를 알릴 때까지, 의원이 '재석' 버튼만 누른 후 '찬성'과 '반대' 중 어떤 버튼도 누르지 않았을 때 나오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이 관계자는 또 "실제 A·B의원은 어제 본회의에서 자신들의 표결이 기권 처리되자 곧바로 국회의장에게 정정요청을 제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며 "이에 따라 공식 회의록에는 '기권 1인'은 사라지고, 독도·위안부 결의안 모두 '만장일치'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