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사과했지만 '구국의 혁명'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 등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

"5·16은 구국의 혁명이었다", "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그간 유독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과거사 인식과 관련, 설화에 시달려왔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 과가 모두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와 사과를 해왔다.
하지만 "5·16 은 구국의 혁명" "불가피한 선택" "인혁당 대법원 판결은 두 가지" 등의 발언으로 과거사 인식 논란의 중심에 섰고,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는 발언은 위로와 사과에 진정성 시비에 휩싸였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사 인식논란에 종지부를 찍지 않을 경우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리자 24일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전향적 역사 인식 변화를 드러냈다.
박 후보가 부친 시대의 역사 문제와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4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재임 시절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장준하 선생 유족 등을 만나 박 전 대통령 재임시 사건들과 관련해 사과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또 각종 토론회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관련 질문이 있을 때마다 "피해자들에게 항상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해왔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 청문회에서 '5·16을 구국의 혁명'으로 묘사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올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는 "(5·16은) 아버지로선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지난 10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법 살인으로 불리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 "법원 판결은 두 가지"라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박 후보의 이 같은 역사인식 논란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에 대한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불출마 종용·협박 전화' 의혹, 홍사덕 전 의원을 비롯한 측근 인사들의 비리 의혹 등과 더불어 증폭 작용을 하며 대선가도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후보로 최종 확정되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측은 "박 후보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과거사에 대해 줄곧 사과해왔으며 최근 역사인식 논란은 정치공세의 성격이 강하다"는 판단 아래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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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추석 앞 민심 악화를 잡지 못한다면 이번 대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따라 결국 박 후보가 직접 입장 표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과거사 관련 박 후보의 발언록
▲2004년 7월25일 한나라당 대표 당선 직후
-"과거에 부정적인 면이 있었고 잘못됐으며, 당시 피해 입은 분들에게 미안하다고 이미 사과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25주년이 되는데 20년 이상 사과했습니다."
▲2004년 8월12일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아버지 시절 여러 가지로 피해를 입으시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드립니다. 아버지의 기념관에 대해 어려운 결정 주신 것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005년 1월18일 한나라당 운영위원회
-"역사를 정치적으로 다루려고 하면 자신의 잣대로 편리하게 평가하려는 유혹들이 많지 않겠습니까."
▲2005년 2월4일 한나라당 의원연찬회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수없이 여러번 사과를 했고, 지금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2007년 1월31일 기자간담회(2007년 1월23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 무죄 선고)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지난 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이고, 이번에도 법에 따라 한 것인데 그러면 법 중 하나가 잘못된 것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역사와 국민이 평가할 것입니다. 정부가 지금 이렇게 하는 것도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2007년 6월 11일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
-"가난한 국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목이 메어 밥을 넘기지 못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랐습니다."
-"제 아버지 시대에 불행한 일로 희생과 고초를 겪으신 분들과 그 가족에게 항상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2007년 7월11일 고(故)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씨 방문
-"진작 왔어야 했는데…장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그 오랜 세월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드셨어요. 진심으로 위로 말씀을 드립니다."
-"장 선생님은 누구보다 애국심이 뜨거웠고 민주주의 열정을 가졌던 분입니다. 제 아버지와 입장과 방법은 달랐지만, 두 분 다 개인보다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2007년 7월19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청문회
-"5·16은 구국(救國)의 혁명이었습니다. 나라가 혼란스러웠고, 자칫 북한에 흡수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유신 체제는 역사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그때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희생하셨던 분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립니다."
▲2012년 3월13일 9개 지역민방 공동 초청토론회
-"산업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분들께 저는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져왔습니다. 그분들께 제가 사과를 드립니다."
▲2012년 7월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
-"그 당시로 돌아가 볼 때 우리 국민들이 초근목피로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세계에서 끝에서 두 번째로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로서 힘들게 살았고, 안보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위기 상황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게 아닌가 합니다. 그 후에 나라 발전이라든가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를 돌아봤을 때 5.16이 그 어떤 초석을 만들었다는 것을 볼 때 바른 판단을 내렸다고 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여기에 대해 다른 생각, 반대 의견을 가진 분도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가지고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하는 것보다 역시 이것도 국민의 판단,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신과 관련해) 지금도 찬반이 있기 때문에 역사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시대에 피해를 보고 고통 받은 분들과 가족 분들에게는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듯이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고, 또 진심으로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2012년 8월7일 대선 후보 경선 뉴미디어 토론회
-"5.16 같은 경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불행한 군인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듯, 그것이 어떤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불행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아버지 스스로도 인정하신 거니까…그런데 역사라는 걸 평가를 할 때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2012년 8월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5.16과 관련해) 국민들의 생각이 다양하게 있는데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갖고 옳으니 그르니 끝이 없는 싸움을 하거나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몰아간다든지 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계속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 아닙니까."
-"우리도 곧 후대들에게 역사심판에 오릅니다. 정치권이 할 일이 산더미같이 있고 힘든 민생이 앞에 놓여 있는데 역사를 갖고, 과거를 갖고 할 여유가 있습니까. 정치권에서 민생을 제쳐두고 (과거사) 문제를 갖고 싸우고, 옳고 그르니 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2012년 9월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유신에 대해서도 많은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 아버지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이렇게까지 하시면서 나라를 위해서 노심초사하셨습니다. 그 말속에 모든 것이 다 함축돼 있다고 생각하고요. 어느 재미 작가가 '박 대통령 평가는 한반도가 박 대통령을 만들어간 방법과, 또 박 대통령이 한반도를 만들어간 방법, 이 두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만 바른 평가가 나온다'고 썼거든요. 그 글이 저는 생각이 많이 납니다."
-"(5.16과 관련해) 다양한 평가가 있기 때문에 이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고요. 다만 그 당시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 또 고초를 겪으신 분들에 대해서는 딸로서 제가 이렇게 사과를 드리고, 또 이렇게 우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 제가 해나가야 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 그 부분에 대해선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왔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어떤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나, 그런 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2년 9월12일 새누리당 당원협의회 사무국장 연수
-"(인혁당 사건 관련) 전부터 제가 당시 피해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위로 말씀 드린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 연장에서 같은 얘기입니다. 유가족 그분들이 동의하시면 제가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