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文 62쪽, 安 439쪽 공약집 어디에도 없는것

[기자수첩]文 62쪽, 安 439쪽 공약집 어디에도 없는것

양영권 기자
2012.11.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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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1일 각자 기자회견을 가졌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임박한 시점에서 산발적으로 발표했던 공약을 집대성해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

회견이 예고됐을 때 기자의 관심은 하나였다. 공약 발표 때마다 뒤로 미뤄왔던 소요 예산과 재원 확보 방안이 포함될 것인가. 회견 직전 양 캠프가 배포한 공약집은 두툼했다. 문 후보는 62쪽, 안 후보는 439쪽 분량이었다. 예상대로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공약이 상당수 포함됐다.

문 후보는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청년취업준비금 지급 △12세 미만 아동수당 지급 △구직촉진수당 도입 △보육료 보조 확대 △연간 환자 본인 부담금 100만원 상한제 등 '현금지급성'사업이 많았다. 안 후보도 반값 등록금을 포함해 △고교 무상교육 △0∼5세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국민건강보험 비급여 항목 급여 전환 △농가 직접지불제도 확대 등 '퍼주기' 사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재정 추계는 나오지 않았다. 선심성 지원 약속만 나열하고,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는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해명은 엇비슷했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듣기 좋은 공약도 재원이 뒷받침이 안된다면 좋은 공약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단일화 과정에서 정책을 조율한 뒤 최종 규모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 캠프의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정부에서 예산을 다뤄본 전문가들과 행정, 정치학계 전문가들이 팀을 꾸려 재정 추계를 하고 있다"며 "조금 더 기다려 주면 (재원마련) 청사진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캠프에서 뾰족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건전재정포럼은 최근 민주당 공약을 달성하는 데만 5년간 164조7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안 후보 공약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보편적 증세를 반대하기 때문에 △부자감세 철회 △조세감면·특례 제도 수술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만으로 천문학적 돈을 마련해야 한다.

두 후보는 정당, 정치 분야 외에 경제, 외교안보 분야 공동공약과 단일화 방식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하는 김에 '거품공약'을 걷어내기 위한 실무팀을 따로 구성하면 어떨까. 후보들이 남발하는 '선심'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도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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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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