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새 정부 청와대의 직제상 정원수가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올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강조해온 '작은 청와대' 기조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청와대와 안전행정부, 법제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3일 개정 정부조직법 발효와 함께 '대통령비서실 직제'와 '국가안보실 직제', '대통령경호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 등 3건의 대통령령을 제정,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3건의 대통령령은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마련한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반영한 것으로 새 정부 청와대 '3실(室)'의 조직과 직무범위, 그리고 정원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결과, 종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2실 9수석 6기획관 45비서관' 체제는 현 정부에서 '3실 9수석 40비서관' 체제로 재편됐다.
외형적으론 인수위 때부터 강조해온 '간결화'·'슬림화' 기조를 반영, 청와대 조직 축소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에 들어간 청와대 내 각 조직의 정원표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통령 비서실 443명, 국가안보실 13명, 대통령 경호실 524명(경호안전교육원 38명 포함) 등 대통령을 제외한 현 청와대 조직의 전체 정원은 980명으로 이명박 정부 말기 '대통령실과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상의 정원(대통령실 456명, 경호처 524명)과 같기 때문이다.
정원 숫자만 놓고 볼 땐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통령실의 456명이 새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 443명과 국가안보실 13명으로 나뉜 것 외엔 큰 차이가 없다.
지난 1월 인수위의 청와대 조직 개편안 발표 당시 이전 정부에서 '옥상옥(屋上屋)' 논란을 낳았던 기획관제 폐지와 비서관 수 감축 등을 이유로 "전체 정원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던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당시 인수위 국정기획조정 분과 간사)의 설명이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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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인수위 당시 '청와대를 일하는 조직으로 바꾼다'는 목표 아래 대통령 비서실 정원을 360여명 수준으로까지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었지만, 이후 조직 설계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인력 증원이 이뤄지면서 전체 정원은 지난 정부 수준에 맞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인수위는 지난 1월21일 청와대 조직 개편안 1차 발표 당시 '2실 9수석 34비서관' 체제를 제시했었으나, 나흘 뒤인 25일 발표된 2차 발표에선 이전 정부에서 차관급이던 경호처가 장관급 경호실로 격상되면서 '3실'로 변경됐다.
아울러 이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이뤄진 청와대 인사에선 비서관 수도 국가안보실장 산하 비서관 3명, 제1·2부속비서관 등 대통령 비서실장 산하 비서관 2명, 그리고 대변인 1명 등 모두 6명이 증원됐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한때 실무 인력인 선임행정관 또는 행정관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 상황 등과 맞물리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청와대 입성을 바라는 인사들에 대한 대선 공신들의 '논공행상'성 인사청탁 때문에 정원 축소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나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청와대 각 수석실에선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민봉 수석이 최근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예산 절감 필요성 등을 이유로 각 수석실에 '정원의 90%까지만 인력을 채울 것'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솔선수범' 차원에서 청와대부터 인력과 예산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도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는) 예산증액이나 조직·인력 증원을 요청하기 전에 그 타당성을 원점에서 점검하고, 현 조직이 의도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부터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엔 정원 외에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파견 형태로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 정부에선 이를 최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면서 "당분간은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역대 정부도 출범 초엔 '작은 청와대'를 표방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인원을 늘려왔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도 그와 유사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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