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막말'과 '폭행'에 요원한 국회 선진화

[기자수첩]'막말'과 '폭행'에 요원한 국회 선진화

박광범 기자
2013.07.17 06:10

"국회 선진화를 위한 일보(一步) 전진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겸직금지 등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법안을 통과시키고 난 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한 말이다. 여야는 지난 18대 국회 말부터 특권내려놓기, 국회 쇄신 등을 외치며 국회 선진화를 추진했다. 국회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고 '날치기 국회', '몸싸움 국회'도 여의도에서 그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법과 제도의 변화 만큼 국회의원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은 지난달 경찰청 고위간부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경찰 간부 A씨에게 폭행을 가하고 음식을 집어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이 드러났다. 해당 의원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의원은 지난 2004년 경기 용인의 골프장에서 술을 마신 뒤 60대 경비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고, 2007년에는 일행과 동석하기 위해 열차의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하다 거절당해 항의하는 등 추태를 벌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야당은 입이 문제였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의 이른바 '귀태(鬼胎)' 발언으로 국회 운영은 파행을 겪어야 했고, 결국 김한길 대표의 유감 표명과 홍 의원의 원내대변인직 사퇴로 이어졌다. 간신히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이번엔 이해찬 전 대표가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국정원과 정말로 단절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달라"며 "그래야 '당신'의 정통성이 유지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되면서 정국은 또다시 급랭됐다.

정국의 주요 고비마다 스스로 발목을 잡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까지 하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는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후보의 과거 저질 막말이 대형 악재가 됐고, 지난해 1월에는 김광진 의원이 '명박급사'라고 쓰인 글을 리트윗(재전송)해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국회 선진화를 위해선 법과 제도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국회선진화법으로 '몸싸움 국회'는 막았을지 모르지만 '막말 국회'는 그대로다. '품격있는 정치'를 위해 국회의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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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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