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진 장관 사임 강행시 개각 불가피할 듯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 축소에 대한 책임을 지고 27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지만, 즉각 반려됐다. 민주당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하고 나서 진 장관의 진퇴 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진 장관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에 사임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국민의 건강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 측근의 입을 통해 자신의 사퇴설이 흘러나오며 본격적인 기초연금 축소 논란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지만, 귀국 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진 사퇴 의사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25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났지만 "사퇴 얘기는 없던 일로 하겠다"는 답을 들었고, 26일에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사퇴 하더라도 적어도 기초연금 후퇴 논란이 잠잠해지면 실행에 옮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진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박 대통령과 사퇴와 관련한 얘기를 전혀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이날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전날부터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진 진 장관은 이날 야당이 단독으로 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물론 청와대에서 열린 '제17회 노인의 날 기념 오찬'에도 주무부처 장관이지만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차관이 얼굴을 비쳤다.
그러다 이날 전격 사표를 제출했고, 박 대통령은 각료 제청권자인 정 총리를 통해 이를 반려했다. 정 총리는 "현재 새 정부 첫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고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으며, 복지 관련 예산문제를 비롯해 시급이 해결해야 할 일들도 많다"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장관의 사표를 받을 수 없어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진 장관이 국민을 위해 정기국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본인의 임무를 다해주길 바란다"며 "장관으로서 다시 잘해 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께서 진영 장관이 총리실에 사표를 낸 것도 알고 계셨고, 총리의 사표 반려도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반려는 결국 진 장관이 언급한 사표 사유가 납득하기 어렵고, 내년도 예산안 심의, 국정감사 등 여러 일정이 산적해 있는 만큼 계속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국무위원들께서 국민이 어려울 때 같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서 국민을 위한 헌신의 노력을 해주실 때 그 평가를 국민들이 해주시리라 믿는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비판이나 어려움이 있어도 새로운 다짐과 책임감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사명과 책임을 다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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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힘을 모아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할 때지 책임 지고 사표를 던질 때가 아니라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읽혔지만, 진 장관은 결국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자리를 던졌다. 박 대통령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업무복귀를 하지 않을 경우 자칫 양측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청와대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3선 의원인 진 장관은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대선 때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핵심 측근이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됐고, 그간 기초연금, 4대 중증 질환 치료비 지원, 기초생활보장제도 개별급여 체계 전환 등의 정책을 마련해왔다.
진 장관이 사임을 강행하면 박근혜 정부 출범후 첫 개각이 불가피할 할 것으로 보인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이미 사표를 제출했고, 현재 공석인 양건 감사원장 후속 인사도 필요하다. 공문서 변조 의혹을 받고 있는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도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