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56건 중 228건이 실제 수요, 예측치에 미달…일부는 9배 이상 부풀려 지기도
국가가 진행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90% 가량이 사업 전 수요예측치가 실제 수요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혈세를 막기 위해 통계오류를 개선하고, 사업 실시 전 사업의 적정성 평가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실이 지난 2000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시행된 총 공사비 500 억원 이상 대형 국책 건설공사 사후평가결과 290건 중 수요예측을 실시한 256건을 분석한 결과 수요가 당초 예측치에 미치지 못하는 공사가 228건에 달했다.
당초 수요예측 대비 실적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업도 4건, 20%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도 18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들은 수요예측이 실제치보다 적게는 5배 이상 많게는 10배 이상 과대 계산됐던 셈이다.

가령 통일대교-장단 간 도로확장 사업으로 하루 3만3290대의 차량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실제는 235대 밖에 이용하지 않았고, 양산 ICD인입철도건설로 연간 물동량이 50만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는 4543TEU 밖에 처리하지 않았다. 화순남면 우회도로의 경우에도 하루 4만3158대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실제는 1816대 밖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박 의원실은 지적했다. 금마~연무대간 도로도 14만3939가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8434대 밖에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관 별로는 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한 국도건설 사업에 대한 사후평가 194건 중 185건에 대해서는 수요예측이 실시됐고, 이 185건 중 실제수요가 예측수요보다 적은 건수는 178건로 전체 건수의 96%를 차지했다. 또 비용편익분석이 시행된 16건 중 실제비용편익비가 예측비용편익비 보다 적은 건수가 15건으로 전체건수의 94%에 달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한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사후평가 결과도 사후평가 35건 중 수요예측이 시행된 사업은 32건이었으며 32건 중 실제수요가 예측수요보다 적은 건수가 20건으로 전체의 63%였다. 또 비용편익분석이 시행된 13건은 모두 실제비용편익비가 예측비용편익비보다 낮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한 철도건설사업도 사후평가 16건 중 수요예측이 시행된 건수는 11건이었으며 실제수요가 예측수요보다 낮은 건수는 10건으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또 사후평가 16건 중 비용편익분석이 시행된 건수는 4건인데 4건 모두 예측비용편익이 과대 추정됐다.
2007년 개정된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르면 건설기술자가 타당성 조사시 수요예측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수행해 발주청에 손해를 끼친 경우, 정부가 건설기술자의 업무를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수요예측에 대한 고의 또는 중과실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이를 근거로 한 처벌은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박 의원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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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통과된 건설기술관리법 개정법률안에서 예측한 수요와 실제 이용수준과의 차이가 100분의 30 이상인 경우 발주청이 고의 또는 중과실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주청에 손해를 끼친 설계 등 용역업자에 대해 1년 이내의 업무정지 부과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 또한 발주관청이 수사권이 없는 현실에서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의 경우 최소 사업기간이 5년 이상 걸리는 장기인데다 환경변화도 많아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수요예측의 실패는 국민의 혈세인 세금이 낭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누가 봐도 명백한 정책실패를 막기 위해서는 예측에 사용되는 통계자료를 재정비하고, 검증절차를 강화하고 실시 설계 후 본 공사가 개시되기 전에 사업규모, 환경변화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