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3일째]

지난 17일 여객선 '세월호'의 전남 진도 침몰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복귀한 뒤 한 가족과 5분여 통화를 했다고 청와대가 18일 밝혔다. 통화는 저녁 10시 좀 넘어 이뤄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위로하고 건의 사항을 들은 뒤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실종된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인 문 모씨는 "우리가 하도 속았다. 너무 많이 속았다. 제 핸드폰 번호를 가져가서 전화해라. 그래서 주무시기 전에 오늘 한 약속이 잘 지켜졌는지 물어봐 달라"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전화번호를 주세요. 제가 확인 하겠다"고 답했다.
민 대변인에 따르면 저녁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청와대로 돌아온 박 대통령은 10씨 쯤 약속대로 문 씨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장에서의 여러 건의 사항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했다.
문 씨는 이날 오전 민 대변인과의 10여 분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셨고, 그 이후 조치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으신 것 같더라. 지금까지 살아나온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생명이 귀중해서 단 한명이라도 살아나오면 학부모들이 얼마나 좋아서 환호를 하겠냐"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에게 최정예 요원을 투입해서 한 사람이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면서도 "전화를 하겠다고 하고 바로 약속을 지킨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시간도 없으실 테고 밤이라 목소리도 잠기신 것 같더라.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씨의 딸 문지성 학생은 사건 발생 직후 구조자 명단에 올라가 있었다. 문 씨는 하지만 "딸을 찾을 수가 없어 목 놓아 울었다. 진도 하수구까지 다 뒤졌는데도 없다. 그런데 구조된 사람 이름으로 계속 올라온다. 차라리 명단에서 지워 달라"며 울먹였다고 민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고용 우수 100대 기업 초청 오찬과 장애인의 날 영상 메시지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구조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