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선박 허용' 개정된 해운법, 비극의 불씨였나?

'노후선박 허용' 개정된 해운법, 비극의 불씨였나?

김성휘 기자
2014.04.20 15:02

前정부 때 운용시한 10년 연장… 청해진해운 구입시기도 개정 이후

정홍원 국무총리(오른쪽)가 18일 전남 진도군청 여객선 침몰사고 정부합동수습본부에서 각 부처 장·차관 및 관계자로부터 사고해역 현황과 구조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왼쪽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2014.4.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오른쪽)가 18일 전남 진도군청 여객선 침몰사고 정부합동수습본부에서 각 부처 장·차관 및 관계자로부터 사고해역 현황과 구조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왼쪽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2014.4.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월호 침몰 5일째, 여전히 250여명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비극이 벌어진 가운데 노후선박 운항을 허용한 법령이 이번 사태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운법 시행규칙상 '진수일로부터 20년'이던 여객선 운용 시한(선령)을 30년까지로 늘린 2009년 개정이 그 핵심이다.

시행규칙 제5조는 여객선 선령을 20년 이하로 하면서도, 이를 초과한 경우에도 △선박검사 결과 안전에 지장이 없다면 최대 5년 연장 △최대 5년 연장 이후에도 추가 검사 결과 안전에 지장이 없다면 다시 5년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선박검사기준, 선박관리평가기준 등을 엄격히 적용한다지만 최대 30년까지 배를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노후선박일수록 안전도는 떨어진다. 보다 자세한 수사결과가 나와야겠지만 세월호는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스태빌라이저) 불량뿐 아니라 사고 이전에도 조타기나 레이더 등 잦은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사용연한에 임박한 배를 구입, 선실 증축 등 개조까지 하면서 안전도가 크게 떨어졌다.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구입한 것도 2009년 시행규칙 개정 이후인 2012년이다.

2009년 정부가 선령 연장을 추진한 것은 규제완화 때문이다.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2008년 8월 94건의 행정규제 개선과제를 발표하면서 "20년으로 획일화된 여객선의 선령(船齡) 제한을 완화하면 기업 비용이 연간 200억원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선령과 해양사고와는 직접적으로 무관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령제한이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해 고가의 선박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령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안전관리 리스크가 커졌고 이것이 대참사의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선 전임 이명박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도 규제혁파를 국정의 주요 어젠다로 내세운 데 대해 적어도 안전에 대해선 규제완화보다 총체적 점검과 강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당장 해운법 시행규칙부터 개정 전으로 환원해야 할 수 있다. 이밖에 주먹구구인 재난관리시스템, 정부간 엇박자, 매뉴얼이 소용없을 정도로 즉흥적인 대응 등이 제도개선 지점으로 거론된다.

2009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이던 조 의원은 20일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의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규제완화에 대해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 측은 특히 2009년 국토부가 "대부분 국가에서 선령제한이 없다"고 설명한 데 대해 "규제완화를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주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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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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