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기장' 권한 침해 여부 관건…수하물 보안 관리 '허술'

조현아대한항공(24,950원 ▲1,850 +8.01%)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 관련법 저촉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항공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조 부사장이 항공법령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법기관에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9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부사장의 사무장 하기(下機) 명령으로 출발하려던 항공기를 돌리는 '램프리턴'(rampreturn)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4개 사안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회항을 결정하는 데 있어 조 부사장의 명령이 있었는지, 사무장 하기 지시가 회항 규정에 맞는지, 승객의 안전에 영향을 끼쳤는지, 수하물 관리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 등이다.
항공기 기장의 권한을 담은 항공법 50조에 따르면 1항은 기장을 항공기의 비행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항공기의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공기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기내의 모든 사안은 기장이 책임진다. 임원이더라도 승무원의 승·하차를 강제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조 부사장이 독단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기장과 상의해 기장 명으로 사무장의 하기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기준에 맞는 회항이었는지도 논란이다. 50조 2항은 기장이 항공기를 출발시켜선 안되는 규정을 담고 있는데 항공안전에 위해되는 상황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이번 램프리턴이 엄밀하게 '회항(Diversion)'에 해당하는지는 이견이 있다. 현행 법령에는 항공기 '회항'의 의미가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다. 다만 국토교통부 운항기술기준 고시의 '회항 결정(Diversion Decision)' 조항을 준용해 "회항은 항공기가 엔진을 가동하고 이륙한 상태에서 되돌아온 경우"라고 정의한다.
엔진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토잉카(항공기 유도차량)에 의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탑승구로 되돌아온 경우는 회항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다른 쟁점은 조 부사장이 승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죄가 성립되느냐다. 대한항공 노조 측은 항공보안법 43조를 들어 조 부사장이 직무집행 방해죄가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해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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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의 서비스 규정 위반을 문제삼아 하기 명령을 내린 것이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승객의 안전을 해쳤는지 여부도 해석이 분분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객실승무원을 관리하는 사무장 없이 운행했기 때문에 안전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반면, 부사무장을 통해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편 사무장이 기내용 수하물만 가지고 '하기'했다는 이유로 기내에 별도의 보안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도 하기에 따른 보안공백이 우려된다.
국내의 경우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행위를 막기 위해 '하기 승객'이 발생하면 수하물칸 및 기내 수하물의 보안점검을 테러보안대책협의회의 재검증에 따라 추가 보안점검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외국에서 사건이 발생한 경우 기장의 판단에 따라 보안 검색 없이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외국에서 램프리턴 후 승객이 '하기'한다고 하면 수화물 재수색은 해당국가의 항공법이나 기장의 재량에 의해 판단한다"며 "이번 사건은 해석 여지가 있어 조사가 끝나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