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vs대법, '최고 사법권력' 놓고 입법 전쟁(종합)

헌재vs대법, '최고 사법권력' 놓고 입법 전쟁(종합)

지영호 박용규 하세린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2015.02.11 10:08

[the300][런치리포트-'제4부' 헌법재판소]

양창수 대법관이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양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대법원이 제도적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하나는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상고 사건의 경감"이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양창수 대법관이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양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대법원이 제도적 차원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하나는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상고 사건의 경감"이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최고 사법권력 자리를 놓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벌이는 한판 결전이 국회를 전장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양창수 대법관은 퇴임사에서 "대법과 헌재의 관계는 단순히 호양(互讓, 서로 양보)적 관행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는 단계를 벗어났다"며 "국민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정치권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양 대법관의 발언은 국회의 상고법원제 도입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상고법원제는 대법원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판단하고 새로 상고법원을 둬서 일반사건을 처리하도록 하자는 게 골자다. 지난해 6월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의 개선방안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대법, 상고법원 입법 추진 불발…'장군 멍군'

지난해 12월 판사 출신의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대법원 내에 상고법원을 두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6개 법안을 일시에 발의했다.

홍 의원은 개정 취지에서 "상고사건 수가 증가해 대법원이 모든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민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경우 사실상 대법원이 4심으로 승격되고 헌재의 권한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상고법원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대법원이나 일본 최고재판소는 헌법재판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헌법재판소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3심제의 사법시스템까지 훼손하면서 까지 사법부의 입장만 내세운 접근방식"이라며 "상고법원을 두기보다 대법관의 수를 늘리는 편이 국민의 재판권 보장 측면에서 더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해외 주요국의 상고 제한제도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대법의 상고법원 도입안에는 상고남발의 이유와 대책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빠져있다"며 "국민이 하급심의 판결을 신뢰할 수 있는 사법체계를 갖추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 6개 법안은 공동발의 의원만 168명에 이르러 무난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였지만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대법의 '청부입법'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인 데다 판사들의 '입법로비'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법안을 꼼꼼히 들여다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탓이다.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사법부가 입법부까지 손을 뻗어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을 두고봐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대법만큼의 지위 갖췄지만…갈길 먼 헌재 권한

헌재는 이보다 앞선 2013년 6월 헌법재판소장 명의로 헌법재판소법 개정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재판관의 정년을 65세에서 70세로 늘리고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를 재판관 잔여임기가 아닌 임명 후 6년으로 못박는 내용도 담겼다. 법사위는 재판관 정년 임기를 늘리는 안은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 발의로, 헌재소장 임기를 임명 후 6년으로 하는 안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발의로 각각 분리해 제출했다. 박 의원 안은 지난해 12월 본회의를 통과됐지만 김 의원 안은 아직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은 여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 사법부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 허용과 한정위헌 결정에 대한 강제력을 인정하는 내용이다.

헌법소원 심판은 재판 당사자가 판결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고, 한정위헌은 헌재가 법원의 판결에 위헌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만약 이들 내용이 허용될 경우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만큼 헌재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허완중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은 '헌법재판소의 지위와 민주적 정당성'이란 논문을 통해 "헌재가 그 기능과 권한에 합당한 권위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약한 인적 민주적 정당성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면서도 "헌재가 헌법에 직접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는 만큼 헌법을 개정할 때 현행헌법이 품은 문제점을 고치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대법에 비해 헌재는 국회의 감사에도 소홀하고 임명 절차도 비교적 수월한 감시받지 못하는 권력"이라며 "개헌 논의가 있을 때마다 정치적 판단을 해온 헌재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 합당한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판결’…헌법 재판소의 숙명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판결문을 읽고 있다./사진=뉴스1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헌밥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판결문을 읽고 있다./사진=뉴스1

헌법재판소는 헌법 해석에 있어 최고 권위기구다. ㅜ위헌법률심판, 헌법소원, 국가기관 간 권한쟁의 심판, 탄핵심판까지 헌재 결정 하나하나가 파괴력이 막강하다.

◇ 숙명과도 같은 헌재의 '정치적 판결'

정원 300명, 연간 예산은 행정부 전체 예산의 0.016% 수준인 400억원에 불과한 조직이지만, '무소불위'라고 할만큼 권한이 막강한 것은 대부분의 헌재의 판결이 헌법에 대한 해석임과 동시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판결이기 때문이다.

2013년 헌재가 3600명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선정한 '역대 10대 결정'에는 '유신헌법 시절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 결정'(2위)과 '국회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기각결정'(3위), '1997년 국회 법률안 날치기 통과에 대한 위헌 결정'(4위) 등 정치적 결정이 상위 2,3,4위를 차지했다.

1위로 선정된 '친일재산 환수에 대한 합헌 결정'우도 재산권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친일파에 대한 역사적 단죄라는 국민 정서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역시 정치적 사안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선출되지 않은 권력 헌재... 존치 필요 논란돼

헌재는 최근에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결정과 소속의원들의 국회의원직 박탈 등 굵직한 결정들을 내렸다. 이같은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헌재는 비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숙명을 지닐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논란은 선출 받지 않은 권력인 헌재가 선출 된 권력인 입법권에 대한 제재를 가할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사법부는 법을 적용할 뿐이지만, 헌재는 입법자인 국회가 제정한 법안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이는 헌재의 존치가 대의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까지도 이어진다.

대법원과의 관계도 쟁점이다. 현재 우리 법체계상 최고법원은 대법원이다. 물론 기능적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심판을 하는 (대)법원과 헌재의 역할은 구분된다. 그러나 개별 사건에서 비롯돼 헌법 적용여부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두 기관간의 긴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헌재가 담당하고 있는 헌법에 대한 해석과 권한쟁의 심판, 탄핵심판은 우리 헌법이 정하는 고유 권한이다. 대법원이 상고법원을 만들만큼 고유 업무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마당에 헌재의 역할까지 대법원에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위기때마다 굵직한 판결, 헌재 어떤 선택했나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014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위헌제청 등 6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지난해 6월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2014.6.26/사진=뉴스1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014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위헌제청 등 6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지난해 6월26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2014.6.26/사진=뉴스1

#. 2014년 12월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심사 청구에서 통진당은 내란음모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올해 1월22일 대법원은 통진당에 내란음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헌재와 대법이 상이한 판단을 내린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일대의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두 사법기관의 견해 차로 인해 사법기관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혼란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판단이다.

마침 통진당 판결이 있던 날 대법은 헌재가 위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는 민주화운동보상법에 앞서 판결을 내렸다. 이 법에 따라 보상을 받은 경우 국가에 별도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결정해 헌재의 심의 결과를 무력화하는 판결로 받아들여진다.

정치권에선 '헌재가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야 간에 개헌 논의가 불붙으면서 자칫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헌재가 존재감을 드러낸 판결이 필요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통진당 판결이 있기 두달 전인 지난해 10월 헌재 국정감사에서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발언 사과'로 개헌논의가 불붙으면서 헌재의 존립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벌어졌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오래 몸담은 한 보좌관은 "개헌 논의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헌재의 조급증이 통진당 해산심사 청구 판결에서도 드러난 것"이라며 "개헌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헌재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치적 유혹에 빠져들기 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개헌 논의때마다 튀어나오는 헌재의 판결

2010년 하반기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계기로 개헌 추진이 본격화됐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 선진화를 통한 '공정사회'를 위해 개현을 화두로 던졌다. 논의는 이듬해까지 계속 됐고 헌재의 역할도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마침 헌재는 그해 3월 친일파 후손들이 제기한 친일재산환수법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08년 제기된 헌법소원을 2011년에야 내린 것이다.

이 결정은 2013년 헌재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그동안 내린 주요 결정 25건에 대해 출입기자 87명 등 36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꼽힐 정도로 무게가 있었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국민이 원하면 4년 중임제를 포함해 개현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집권 이후인 2013년 또 한번 개헌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본격적인 개헌논의가 시작되는 해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정치권 내에서 일반화됐다.

이 때 헌재는 또 한번의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3월 유신헌법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조치는 위헌이라는 판결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여당에 상당한 압박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집권 여당이 개헌 논의가 있을 때마다 지지기반에게 민감한 판결이 나온 것을 오비이락이라고 넘겨버리긴 사안이 컸다"며 "헌재가 개헌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헌재-대법의 해묵은 갈등사

대법은 주로 사건에 대해, 헌재는 법률의 위헌여부에 대해 판결하는 차이가 있지만 서로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대법과 헌재가 일치되지 않는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헌재와 대법이 서로의 판결을 신뢰하지 않을 경우 이른바 '핑퐁게임' 양상으로 치닫게 된다. 통진당 판결 전 대표적인 사례는 GS칼텍스 법인세 사건이다.

2012년 GS칼텍스가 국세청으로부터 감면받은 700여억원의 법인세와 관련, 대법원은 입법권자의 단순 실수라며 부과하는 게 맞다고 판결했다. 이에 GS칼텍스 측은 헌재에 헌법소원을 신청했고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로 대법의 해석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대법은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은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GS칼텍스는 또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 외에도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뇌물죄로 처벌하는 내용이나 긴급조치 위헌여부에 대해서도 두 기관이 맞붙은 사례가 있다.

◇헌재의 판정패, 반전은 없나

통진당 지하혁명조직인 RO의 실체를 두고 상이한 판단이 나오자 헌재는 지난달 말 일부 오류를 인정하며 꼬리를 내렸다. 내란관련 회합에 참석하지 않은 인물을 참석자로 기재한 것에 대해 결정문 일부를 삭제하고 7개의 오류를 수정한 것. 정확성과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최근까지 같은 사안을 두고 대법은 헌재에 앞서 판결해왔다. 성인의 교복 음란물에 대한 문제를 다룬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아청법) 판결이나 언론인의 정치개입 문제를 다룬 나꼼수의 공직선거법 판결 등에서 대법은 헌재가 결정을 미루는 사이 미리 유죄를 인정하지 않아 헌재의 판단에 김을 뺐다.

헌재가 반전을 모색할 카드도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990년 이후 4차례나 합헌 결정을 내린 간통죄 문제를 이르면 이달 내에 결정내린다.

1990년 6명이 합헌 결정을 내렸던 간통죄 위헌 여부에 대해 가장 최근인 2008년엔 4명이 위헌을, 1명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위헌 결정에 필요한 6명에 근접한 만큼 이번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간통죄 위헌 결정이 날 경우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헌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소급조항을 수정해 합헌 이후에만 효력을 발휘하도록 조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임성희 헌법재판소 재판연구관은 "간통죄 판결을 비롯해 어떤 일정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개헌 물타기 등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선 "시기를 놓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대법원이 대세? 헌법재판소가 예외? 해외에선…

세계 각국의 헌법재판제도 운영 형태는 헌법재판소가 독립적으로 있는 집중형 국가(독립기관형)와 대법원이 헌법 재판 기능까지 담당하는 비집중형(사법심사형) 국가로 나뉜다.

10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독립기관형 국가는 독일·오스트리아 등 90개국이고, 사법심사형 국가는 미국·일본 등 77개국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독립기관형 국가가 50여개국이었으나 이후 동유럽과 아프리카, 중미 지역 국가들이 헌법재판소를 새롭게 설치해 사법심사형보다 더 많아졌다.

이 같이 독립기관형 국가가 수적으로 우위에 올라선 것은 헌법재판소를 대법원과 따로 설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전문성을 증진시키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각 국가의 사법 역사에 따라 사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나라 제도가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권한쟁의심판 등이 있을 때 헌법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기관이고, 대법원은 민법·형법 등 사법체계 전반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최종심이기 때문에 기능성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 기속력에 대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대립이 두 기관의 대표적인 권한 다툼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법원은 법률의 해석권한은 사법권의 본질이고 헌법재판소가 법원에 대해 법률의 해석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은 헌법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이라는 명목으로 법원에 법률의 해석 또는 적용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따르도록 기속하는 것은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며 그 기속력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 논란은)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알고 있다"며 "법체계가 나라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권한이 충돌되는 양상도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한정위헌이라는 부분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해석으로 해결하는 등 연구대상이라고 본다"며 "법률해석과 관련된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양쪽 기관에서 어떤 결론이 국민 기본권 보호에 도움이 되는지 서로 연구하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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