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4·13]'친박 vs 비박' 최전선, 대구 동구을…유승민 살아올까

[격전! 4·13]'친박 vs 비박' 최전선, 대구 동구을…유승민 살아올까

박소연 기자
2016.03.07 05:51

[the300]'마이웨이' 유승민, "앞만 보고 간다"…'진박' 이재만, 역풍 뚫고 '지역일꾼론' 대시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동구을은 지난해 6월까지도 유승민 새누리당 당시 원내대표의 4선이 확실시 됐으나 지난해 7월 '배신의 정치' 파동 이후 진박 논란의 진앙지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현재 대구 동구을은 '친박 vs 비박' 대결의 최전선이다. 최근 새누리당의 연이은 '공천 살생부'와 '여론조사 유출' 파문이 궁극적으로 유 의원을 겨냥한다는 의혹과 함께 동구을 공천을 바라보는 세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정작 유 의원은 외부의 논란에 일절 언급을 삼간 채 조용히 지역에서 '마이웨이' 선거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진박'을 자처하며 도전장을 내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유 의원의 '컷 오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치른다는 각오다.

◇원조 친박에서 '비박' 된 유승민에 '진박' 이재만 도전장

대구 동구을은 보수 성향이 강해 새누리당 후보가 거의 예외 없이 당선된 곳이다. 유 의원은 경제학 박사에 KDI 출신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의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장으로 발탁된 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2005년 1월 유 의원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 해 10.26 재보궐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이자 실세였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출마하자 박 대표가 유 의원을 차출한 것이다. 당시 박 대표의 지원을 입은 유 의원은 접전 끝에 8.8%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공공기관 이전' 공약을 내세운 이강철 후보가 얻은 득표율 44%는 비(非)한나라당 후보가 대구에서 얻은 역대 최고 득표율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아직까지 당시 박근혜 대표가 수차례 유 의원 지원사격을 나오며 힘을 보탠 것을 기억한다고 한다.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선거대책위 정책메시지 총괄단장까지 맡았던 유 의원은 이후 점차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짤박'(짤린 친박), '탈박'(脫朴) 소리를 듣게 됐다. 지난해 4월 원내대표 자격으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비판했다. 급기야 지난해 6월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이끌던 중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말을 듣고 내달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대구시장 출마를 고려하다 이후 동구갑을 염두에 뒀던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진박'의 기치를 세우고 도전을 선언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해 11월15일 출마를 선언하며 "원내대표였던 유 의원은 대통령께서 국민을 위해 그렇게 호소한 경제활성화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않았다.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야당 입장을 우선시하고 '자기 정치'에 몰두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의원은 지난 2월1일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앞만 보고 뛰겠다. 봄이 곳 올 것"이라고 했다.

◇친박 對 비박 최전선…유승민 "앞만 보고 간다" 이재만 "진박 역풍 맞을 만큼 맞았다"

두 후보자의 선거운동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3선에 원내대표 출신인 유 의원은 오히려 언론의 노출을 극도로 삼가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구석구석을 발로 찾아다니며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시끌벅적한 간담회도 지양한다. 그의 소신대로 앞만 보고 '하던 대로 한다'는 것이다.

이 전 구청장은 초기 떠들썩한 '진박 마케팅'으로 자주 언론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12월 그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홍문종, 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대통령과 일할 사람은 이재만 후보"라고 힘을 실었다.

친박으로서는 대구에서 다 이겨도 유승민 한 명을 꺾지 못하면 패배라는 의식이 짙다. 이곳을 수성하지 못 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를 것이란 위기론까지 제기되며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직접 이 전 구청장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진박 마케팅'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이 전 구청장의 지지율이 유 의원의 뒤를 바짝 뒤쫓는 양상이었으나 갈수록 편차카 커져 지난달 18~19일 중앙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유 의원이 55.8%로 이 전 구청장의 27.0% 지지도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측은 현장의 분위기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좋다며 공천을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7~9월 경로당 가면 분위기가 냉랭했는데 지금은 "고생했다. 힘내라", "용기 내서 잘 하라"는 격려를 받는 등 주민들의 오해가 풀렸음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이 전 구청장측은 '진박'이라는 꼬리표로 언론을 통해 이미 많은 공격을 받고 역풍을 맞았다고 했다. 이들은 여론조사 결과도 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진보성향 유권자가 유승민 의원을 선택한 결과며 실제는 '박빙'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이 이틀 만에 페이스북 친구 최대 한도 5000명을 달성한 것도 대부분이 서울이나 전라도 등 야 성향 지지자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진박' 대신 '지역 일꾼론'을 밀고 있다. 초중고, 대학, 대학원까지 동구에서 나온 지역이 키운 일꾼으로 지역 정세를 잘 알고 동구청장으로 8년간 지내며 각종 사업을 깊숙이 해본 경험이 강점이다. 공약 이행율 95%로 메니페스토 우수사례 최우수상을 3년 연속 수상한 이력을 바탕으로 주민들 피부에 와 닿는 지역 맞춤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각오다.

◇지역 최대 숙원 K2 이전사업 두고도 '신경전'

이 지역의 최대 현안이자 숙원사업은 K2 공군기지 이전 문제다. 유 의원은 2005년 재보궐 선거에서 불가능할 것이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K2 비행장 이전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뒤 경제학자 출신인데도 8년간 국방위에 몸담으며 사활을 걸어왔다. 유 의원은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통과시킨 만큼 절차에 따라 강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구청장도 공약 1번이 K2 공군기지 관련이다. 다만 이 전 구청장은 K2 비행장 이전이 한 두 해에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군용비행장 등 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 특별법'을 우선 제정해 주민들 피부에 와 닿는 보상을 먼저 진행하고 K2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K2 이전사업에서 국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특별법 독소조항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K2 이전사업은 두 후보자의 신경전이 첨예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전 동구청장은 출마를 선언하며 "10년 동안 동구를 위해 한 일이 없다"고 유 의원을 겨눴다. 유 의원이 10년 가까이 특별법 마련 외에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구시가 K2 공군기지 이전 건의서 수정안을 국방부에 제출하면서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때 대구가 유력 기지로 거론됐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는 일부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아직 큰 관심이 없다는 평이다. 잠시 대구 현직 국회의원들이 지탄을 받았으나 이후 사드 협의가 주춤해 파장이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이 전 구청장은 그 외에도 안심연료단지 폐쇄 후 후적지 개발과 관련해 '연료역사박물관 건립' '초등학교 신설' 등을 약속했다. 팔공산 관광명소 사업으로 팔공산 산악열차 건설, 대구교육대 유치 등도 공약에 포함했다.

유 의원 역시 '군공항소음피해보상법' 제정이 공약에 들어있다. 2012년 직접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이 밖에 K2 이전 후 후적지에 자연친화형 미래도시 휴노믹시티 건설, 안심연료단지 폐쇄 후 미니신도시 개발, 제2항공교통센터(ATC) 건설 등이 주요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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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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