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본의 아니게 월급 받는 윤희숙, "세비 전액 반납"

[단독]본의 아니게 월급 받는 윤희숙, "세비 전액 반납"

박종진 기자
2021.08.30 17:13

[the300]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윤 의원에 대한 발언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윤 의원에 대한 발언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부친의 부동산 위법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길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본회의 의결권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직안을 9월 국회에서도 처리해줄 가능성이 낮게 관측되면서다.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 윤 의원은 사직안 처리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본인의 세비(월급)를 100% 반납 또는 기부하겠다는 뜻을 세웠다. 의원 사퇴 의사를 밝히고 정상적 의정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 세금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사퇴 선언했는데 세비 받는건 안돼"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은 사직안을 제출한 25일 이후 본인에게 지급되는 세비는 전액 반납하겠다고 주위에 밝혔다.

윤 의원은 법적으로 현직 의원 신분이어서 세비 반납이 절차상 여의치 않을 경우 본인에게 지급되는 모든 세비는 기부하기로 했다. 의원으로서 일하지 않는데 세금으로 지급되는 월급을 받을 수 없다는 논리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이 사직안을 처리해줄 기미가 안 보이기 때문에 윤 의원으로서는 본의 아니게 의원 신분을 유지하게 되고 세비도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사퇴를 선언한 만큼 세비를 받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현재 의원회관에 출근하지 않는다.

이날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만 윤 의원의 사직안은 상정되지 않는다. 의원의 사직안건은 법률 안건 등과 처리방식이 비슷하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의 협의를 거쳐 국회의장이 안건 상정을 결정한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압도적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결정권이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윤 의원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계속 의원직을 유지하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연일 윤 의원을 비난하면서 '사퇴쇼'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퇴보다는 수사를 받고 해명하라는 요구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윤 의원에 대한 발언들에 대한 의견을 마친 뒤 퇴청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윤 의원에 대한 발언들에 대한 의견을 마친 뒤 퇴청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사직안' 처리하지 않는 두가지 이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적어도 한동안 사직안을 처리해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먼저 방어를 위해서다. 국민의힘보다 먼저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받았던 민주당은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에게 탈당 조치를 내렸지만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길을 터준 비례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 10명 전원은 아무도 탈당 처리되지 않았다.

게다가 가족이 아닌 본인이 직접 투기 의혹을 받았던 김의겸 의원을 비롯해 횡령 등 각종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줄줄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의원의 사직안을 가결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을 위해서도 윤 의원을 붙잡아두는 것이란 시각이다. 야권 관계자는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잡아놓고 수사 과정에서 작은 의혹이라도 흘러나오면 이를 활용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윤 의원이 문재인 정권의 최대 정책 실패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집중 공격해온 만큼 윤 의원의 이미지에 최대한 흠집을 냄으로써 주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 의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21.8.25/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 의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21.8.25/뉴스1
국민의힘, '본인 의사 존중' 방향…기막힌 역전현상 계속될듯

민주당이 사직안 처리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국민의힘도 사퇴 만류에서 '본인 의사 존중'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대선주자 중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가장 먼저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서 "공직자의 사퇴는 사인(私人)의 공법행위(公法行爲)로 의사표시 즉시 효력이 발생하고 나머지 절차는 그것을 확인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며 "국회의원 사퇴가 본회의 의결을 요하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야당 탄압용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자연인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맞는다고 저는 본다"며 "윤희숙 의원 본인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전날 방송에 출연해 "윤 의원의 경우는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불합리한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윤 의원 생각에 맞춰서 가는 것이 옳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자기 당 소속 의원을 사퇴시켜달라고 하고 민주당은 안 된다고 하는 웃지 못할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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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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