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농축' 美지지 확보…협상 타결 1분 전까지, 커튼 뒤 '줄다리기'

'우라늄 농축' 美지지 확보…협상 타결 1분 전까지, 커튼 뒤 '줄다리기'

김인한 기자
2025.11.16 17:36

[the300]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승인 아니지만 첫 지지 확보…협정 실무협의 등 난관은 여럿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1월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 관련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1월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한·미 팩트시트 타결 결과 관련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로부터 '우라늄 농축' 등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 것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원자력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결과로 평가된다. 한미 관세·안보 팩트시트(설명자료) 발표가 핵연료인 우라늄 농축 등의 이견으로 2주 가량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자율적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로 타결 1분 전까지 협상을 벌였다.

16일 국가안보실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 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최종 타결 1분 전까지 조율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한미 안보 팩트시트엔 '미국은 한미 원자력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라늄 농축 등에 대한 승인은 아니지만 첫 지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우라늄 농축 등 지지 문구를 넣기까지 핵 비확산 기조를 유지하는 미 에너지부 등의 반대가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 4월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정부는 단순 기술 보안 문제라고 밝혔지만 동맹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건 핵확산 관련 우려 때문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안보실과 외교부 등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에 대한 지지 확보를 위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강조했다고 한다. 우라늄-235는 원전을 돌리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지만 농축도에 따라 핵무기로 전용 가능한 물질이다. 사용후핵연료도 재처리하면 저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분리되는데, 플루토늄은 핵무기 제작에 쓰일 수 있어 미국 내 우려의 시각이 컸다.

미국 해군 로스엔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함'(SSN 757·6900톤급)이 지난 2월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1991년 취역한 알렉산드리아함은 길이 110m, 폭 10m 규모이며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이날 부산에 입항했다. 알렉산드리아함이 국내에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사진=뉴스1
미국 해군 로스엔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함'(SSN 757·6900톤급)이 지난 2월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1991년 취역한 알렉산드리아함은 길이 110m, 폭 10m 규모이며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이날 부산에 입항했다. 알렉산드리아함이 국내에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사진=뉴스1

위성락 안보실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를 받고 "미국 측에서 이 문제는 핵 확산과 관련 없다고 했을 때 생산적이고 스피드 있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갖거나 핵추진잠수함(SSN·핵잠)을 운영하는 것은 핵무장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라며 "(핵잠은) 핵무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보실 등은 당초 협상 목표를 '핵연료 주기' 확보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핵연료 주기란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핵연료를 농축하고,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원자력 발전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안보 분야 자립도를 제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이 추후 핵잠을 도입할 경우 우라늄을 농축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면 20% 미만 저농축우라늄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현실화하려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실무 협의가 남아 있다는 과제가 있다. 협정 개정 뿐 아니라 미국의 국내법, 의회 지지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훈 KAIST(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한미 원자력협정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국한된 제도적 틀"이라며 "핵잠용 연료는 핵무기와 다른 것이지만 분명히 군사적 영역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원자력협정 개정 여부와 핵잠 연료 조달 문제를 직결시키는 순간 해답은 멀어진다"며 "해답은 민수와 군수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핵잠 연료는 군사·안보 채널에서 별도로 보안과 통제를 설계하고, 민수 분야의 농축·재활용은 전력 믹스와 사용후핵연료 처분 정책, 산업 경쟁력이라는 본래의 목적과 논리 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두 분야가 섞이면 설득이 무너지고, 설득이 무너지면 사회적 합의도 와해된다. 또한 외국에서 볼 때 한국이 다른 구상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게 만든다"고 했다.

한편 한미 안보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하여,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란 문구도 담겼다. 다만 핵잠 건조 장소와 시기, 핵연료 공급 방안 등 구체적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한국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핵잠 도입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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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내 파견 │ 2025년 12월 대한민국 병무청장 '병무정책 공헌 표창'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 2022년 12월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과학취재상' (정보미디어과학부 과학기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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