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00]

국회가 29일 본회의를 열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등을 포함한 비쟁점 민생법안 91건을 처리했다. 국회의장이 지정하는 상임위원장이 대신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사회를 보도록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날 국회 문턱을 넘었다. 쌍특검법, 사법개혁 법안 등 쟁점 법안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면서도 민생 관련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데 여야가 뜻을 모은 결과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진행에 한해 국회의장이 지정하는 상임위원장에게 사회권을 이양하는 내용이 골자다. 앞서 쟁점 법안을 두고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며 국회의장단의 신체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을 이날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이 반발하고 있는 '필리버스터 진행 시 본회의 의사정족수(재적의원 5분의 1, 60명)를 채워야 한다'는 조항은 제외됐다.
우 의장은 법안 통과 후 "본회의 사회를 이양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의장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지금의 기형적인 무제한토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은 우 의장이 법안에 동의한 것을 두고 "부끄럽게 생각하셔야 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도 이날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지역을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전력망·용수공급망 등 인프라 구축을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5년마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반도체 산업 관련 기금 조성, 전문 인력 육성 등으로 업계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야당이 주장해온 '주 52시간 예외 적용'은 최종 제외됐다. 여야는 앞서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빠른 법안 처리를 위해 해당 내용을 일단 제외하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했었다.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현행법상 국경일 중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로 한정된 공휴일 범위를 모든 국경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헌법 제정과 공포를 기념하는 7월17일 제헌절은 18년 만에 공휴일 지위를 회복하게 됐다.
이외에도 학교 급식종사자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 이자 면제 대상을 확대하고 기간 제한을 삭제하는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위험직무 순직 공무원에 대한 보상과 예우 등을 정비하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민생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산업 스파이 대응을 위한 형법 개정안은 이날 처리 안건에서 제외됐다. 개정안은 형법상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북한을 의미하는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여야 모두 법 개정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왜곡죄 신설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번 본회의 안건목록에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