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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의 절연'(절윤) 논쟁에 빠진 국민의힘이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에 나섰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맹탕으로 끝났다. 3시간 넘는 회의 시간 중 절반 이상을 당명 변경 및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등에 할애한데다, 정작 '절윤' 논의에 나설 땐 대부분 의원이 자리를 비움에 따라 제대로된 토론이 이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김수민 당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부터 당명 개정 업무와 후보군 제시, 채택 취지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당초 국민의힘은 3.1절을 전후로 새로운 당명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지도부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6.3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상황이다.
하지만 김 단장과 TF 관계자들의 설명이 1시간 넘게 이어지자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표했다. '대안과 미래'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총 중간에 자리를 뜨면서 "당명 개정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해달라고 했는데도 1시간 20분 가까이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 중요한 게 뭐냐. 윤어게인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 아닌가"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23.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2/2026022314524386112_2.jpg)
TK 행정통합 관련 법안 논의도 장시간 이어졌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논의되는 TK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지역 정가의 반발이 거센 만큼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의총이 길어지면서 일부 의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회의 중간에 이석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대폭락한 거로 아는데 이렇게 한가한 이야기 할 시기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절윤과 관련한 논의는 의원총회가 열린 지 약 2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당내 최다선(6선) 조경태 의원은 장 대표에게 절윤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란수괴범 윤석열과 절연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참패한다고 얘기했다"면서 "장 대표는 본인이 당을 제대로 끌고 갈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내려오는 게 맞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국민과 역사 앞에 속죄하고, 12·3 계엄, 내란, 탄핵 프레임에서 빨리 벗어나서 선거체제로 가자는 당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면서도 "지도부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도체제 개편이니 사퇴니 이건 답이 아니다. 전쟁 중 장수를 바꿀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번 지선에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무도한 민주당의 폭거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절윤 논란도 어떻게 보면 민주당 프레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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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총은 애초에 참석 의원이 전체 107명의 절반을 좀 넘는 수준에 그친데다, 이마저도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하나둘씩 이석하면서 제대로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의원총회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남아있던 의원들은 지도부를 포함해 약 30명 정도에 불과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의원들 발언을 들은 뒤 당내 노선 변화 요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일 기자회견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